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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스밀라의 헤어볼

by 야옹서가 2009. 12. 8.
스밀라가 거실에서 구역질하는 소리가 두어 번 난다. 서둘러 일어서다 또 허리를 삐끗할까 싶어 

천천히 일어나 나가보니 이미 상황 종료. 헤어볼을 토한 것이다. 바닥에 보온용으로 깔아둔 매트가

젖었지만 시원하게 헤어볼을 토해낸 걸 보니 반가웠다. 스밀라는 아픈 동안 그루밍을 잘 하지 않았고

당연히 헤어볼 구경도 어려웠다. 사람도 아프면 몸단장을 할 겨를이 없어지듯이, 고양이도 기력이 없고

몸이 힘들면 그루밍을 대충 하는 모양이다.

아프고 나면, 평소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새삼 고마워진다. 동글동글하고 단단한 변을 생산해내는 것도, 

지린내 물씬 풍기는 오줌을 두세 번씩 싸는 것도, 헤어볼을 토해내는 것도, 다 착하고 고맙고 기특하다.

잘했다고 등허리를 토닥토닥 두들겨주니 좋다고 그릉그릉한다. 스밀라도 겨울 날 준비를 하는지,

털은 북실북실하고 엉덩이가 투실투실해졌다. 몸무게는 어느새 3.5kg. 아프고 힘들었던 것은 올해로 그만하고, 

내년에는 건강하고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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