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스밀라는 아가씨뻘 되는 나이인데, 때이른 고양이 탈모증을 지켜보는 맘이 내내 편치가 않다.

평소와 조금이라도 다른 변화가 보이면 또 뭔가 잘못됐나 불안하고 일이 손에 안 잡히는데,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게 탈모 증세다. 목 주변의 털만 집중적으로 빠지는 걸로 봐서는

봄맞이 털갈이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털 빠진 자리의 피부가 거뭇해지면서 먼지처럼 작고 까만 점 같은 게 

빽빽하게 생기고 있다. 손으로 힘줘 닦아내면 떨어지는 것 봐서는 모공에 생기는 딱지나 블랙헤드 같기도 하고

 혹시 곰팡이성 피부병인가 싶어서 저번 정기검진 때 추가검사도 했는데 곰팡이성 피부병은 아니라 하고,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병원에서도 확실한 답이 없다. 



물건 포장할 때 쓰려고 둔 비닐캡 포장지에 스밀라가 슬그머니 앉길래 귀여워서 찍었는데

저렇게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보면 털이 빠져서 휑해진 자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걸 보고 울적해졌다.

원래 양털목도리 두른 것처럼 목 주위 털이 풍성했는데, 지금은 염소수염처럼 턱 밑에만 듬성듬성

털이 남아있다.

아침저녁으로 강제급여를 하는데 밥을 먹이고 나서 턱밑에 흐른 밥의 흔적을 매번 닦아준다고는 해도 

기름기가 어느 정도 밸 테니까 그게 피부를 자극할 수도 있겠고, 스밀라가 턱밑이 축축한 게 싫어서

계속 그루밍을 하느라 털이 시달림을 당해서 빠진 건 아닌가 싶고, 생각이 많아지니 마음만 복잡하다. 

매일 샴푸질을 하자니 물을 질색하는 스밀라가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고...

털을 빗어주고 나서 나중에 보면 그루밍하고 나서 다시 엉켜있기도 해서 그걸 풀어주다 보면

또 털이 쑥 빠지고 그런다.  털이 빠지는 자리도 목 전체를 빙 둘러가면서 넓게 퍼져 있고.



약을 먹이는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강제급여를 해야 하는데, 강제급여가 길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닌지... 밥을 먹지 않아서 살이 빠지고 빈혈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강제급여를 하지만, 그것 때문에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면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다. 밥 먹일 때면 싫어서 우울한 표정을 짓는 스밀라가

저렇게 그윽한 눈으로 '꿈-뻑' 하고 눈인사를 해줄 때면 어쩐지 고양이에게 용서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탈모증이 낫지 않는 한 무거운 마음은 그대로겠지. 아프지 않게 해 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니까,

스밀라도 그 마음만은 알아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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