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창고에서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컷. 담과 담 사이, 화면 상단을 2등분하는 좁고 어두운 틈으로부터 출발한 시선은, 얼룩고양이의 연두색 눈동자에서 한동안 멈추고, 다시 빨간 화분 쪽으로 튕겨나가 검은 봉지를 슬쩍 건드리면서 천천히 화면을 한 바퀴 빙글 돌아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런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사진은 기분이 좋다. 내가 찍은 것이든, 남이 찍은 것이든 간에. 사진 속의 고양이는 털이 폭신한 겨울고양이, 고즈넉한 풍경 속에 서서 나와 눈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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