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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음~이 맛이야!" 길고양이의 달콤한 우물

by 야옹서가 201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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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햇반 그릇이 나란히, 놓여있습니다. 찰랑찰랑 물이 담긴 것을 보니 길고양이를 위한

간이 우물인 듯합니다. 어떻게 자기를 위한 것인 줄은 잘 알고 찾아오는 고양이입니다.


가끔 참새나 산새가 공원 수돗가에서 물을 받아먹는 걸 보긴 했지만, 고양이에게 그런 재주는

없으니 장마철에 내린 빗물이 아니면, 어딘가에 고인 더러운 물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밥그릇만큼 반가운 물그릇을 만나면 얼른 혓바닥부터 대고 봅니다. 맑은 물은

설탕을 넣지 않아도 고양이에게 단물입니다. 집고양이들은 물 좀 먹으라고 사정사정해야

입술을 적실까말까 하는데, 이 아이는 맑은 물이 보이면 알아서 마셔주니 기특합니다.


시냇가에 목을 내민 고양이처럼, 두 앞발에 힘을 꼭 주고 말없이 물을 먹습니다.

"아, 달다!" 목을 축인 고양이는 잠시 여운에 잠겨 그윽한 표정을 짓습니다. 

입술에 대롱대롱 맺힌 물방울이 이슬방울 같습니다.


오늘 하루 목을 축이고 배를 불렸으니, 고양이에겐 더없이 행복한 하루입니다. 

가만히 두 발을 모으고 즐거운 생각에 잠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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