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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고양이의 날 기획전의 주제는 ‘가족’입니다. 이를 위해 2가지 전시를
준비했는데요, 메인 전시인 <가족>이 혈연으로 맺어지거나 혹은
정으로 이어진 대안가족으로서 ‘길고양이 가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가족을 기다리다>전시는 보호소에서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기를
기다리는 고양이들 중 18마리의 초상을 담아보았습니다.
참여작가인 고경원/김하연이 나비야 보호소와 휘루네 보호소를 찾아가
9월 9일 고양이의 날을 상징하는 9마리 고양이들을 각각 소개합니다.
마리(수컷) 관악구 캣맘인 ‘매트’님이 구조한 마리입니다 이집트 고양이처럼 날렵한,
보기 드물게 잘 생긴 고양이입니다. 취미는 외모에 걸맞지 않게 귀뚜라미 사냥입니다.
깨물이(암컷) 가양동 한 아파트단지에 테이프로 밀봉되어 박스 안에 버려졌던 깨물이를
고등학생이 발견하고 정성을 다해 살려놓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입양되지 못했습니다.
흰둥이(암컷) 가양동에서 엉덩이가 피범벅이 되어 구조된 흰둥이는 커다란 종양이 생식기에 있어
배변조차 힘들었습니다. 종양 제거와 꼬리 절단수술도 잘 견뎌낸,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은 아이입니다.
방울이(암컷) 추운 겨울날 몸을 녹이러 들어간 트럭 엔진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팔이 3곳이나
부러졌던 아이입니다. 평생 잠잘 때 오른쪽 다리는 구부리지 못하지만, 눈망울을 볼 때마다
방울방울이란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귀여운 방울이입니다.
한별이(수컷) 생후 2개월도 안 되어 TNR 수술을 받고 강서구 공터에 버려졌지만, 사람을 너무 좋아합니다.
한별이와 함께 발견된 암컷은 저체온과 수술 후 체력저하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킴스(수컷) 이름에서 보듯이 분당 킴스클럽에서 구조된 킴스입니다. 아기 때 우연히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가 구조되었습니다.
레이(수컷) 안양에서 구조된 레이는 온 몸이 구더기로 뒤덮이고 파리 떼가 달라붙은 상태로 발견돼
그루밍조차 못하던 아이였습니다. 안락사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굳건히 살아남았습니다.
아이(수컷) 길거리를 헤매던 아이는 교통사고로 머리가 함몰되고 두 귀와 한 눈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수술도 견뎌낸 멋진 사나이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건 사람과 눈 마주보기, 입에 뽀뽀하기.
휘루(암컷) 은평구 시동물병원에서 먹지도 않고 사람 손길만 찾던 아이였습니다. 안락사 하루 전
‘호두마루맘’님이 구조해 보호소로 왔습니다. 지금은 휘루네에서 왕초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 '휘루네'에는 아픔을 딛고 일어선 고양이들이 많습니다. 입양을 원하는 분은 보호소로 연결해 드립니다.
<나비야 보호소 아이들>
소주(암컷) 한국에 살던 외국인이 기르다, 귀국하며 해외 통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보호소에 맡기고
떠났습니다. 사람이 쓰는 화장실 바닥에 오줌 누길 좋아하지만 모래화장실도 씁니다. 7살입니다.
미미(암컷)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에 살던 길고양이입니다. 중성화수술 후 방사하려고 귀 커팅까지
마쳤지만, 사람을 잘 따르는 친화적인 성격이라 입양을 보내려고 합니다. 1살로 추정됩니다.
낑깡(수컷) 서울 관악구 과일가게에서 쥐잡이 용으로 기르던 낑깡. 갑갑한 목줄에 종일 묶여 지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과일가게 주인을 설득해 보호소로 데려왔습니다. 올해 3살이 되었습니다.
무명이(성별 미상) 아직 눈동자 색깔도 채 결정되지 않았을 만큼 어린 1개월령 안팎의 고양이이고,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이 고양이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고 따뜻한 새 가족이 되어주세요.
깐순이(암컷) 비가 몹시 오던 날, 서울 용산구의 한 가게 앞에 새끼들과 함께 박스에 담긴 채
버려진 엄마 고양이입니다. 짧은 수염과 가뭇한 콧잔등이 고단한 삶을 짐작케 합니다. 2살로 추정됩니다.
찰스(수컷) 서울 남영역 도로 근처 철길에 있던 아이를 구조했습니다. 겁이 무척 많아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하악질을 하지만, 본 마음은 착한 고양이입니다. 2살로 추정됩니다.
연지(암컷) 성남 모란시장에서 약고양이로 팔려나가길 기다리던 2살 반짜리 고양이.
모란시장에서는 아직도 고양이를 푹 고아 건강식품으로 만드는 ‘고양이 소주’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곤지(암컷) 연지의 자매로, 둘이 함께 모란시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나이는 연지와 동갑입니다.
곤지는 운 좋게 죽음의 문턱을 건너왔지만, 이미 많은 친구들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영롱이(암컷) 인천 영종도 재개발 지역에서 구조되었습니다. 중성화수술 표시로 왼쪽 귀 끝이
살짝 커팅되어 있습니다. 흰 바탕에 고등어색 얼룩무늬가 예쁜 아이입니다. 2~3살로 추정됩니다.
* '나비야'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고양이의 입양을 원하는 분은 보호소로 연결해 드립니다.
사진 밑에 각 고양이의 이름이 적힌 응모함이 있습니다. 직접 입양해가시지는 못하더라도
특별히 응원하고 싶은 고양이가 있다면, 전시장에 오셔서 그 고양이의 이름이 적힌 응모함에
성함과 연락처를 적어 응모해 주세요. 전시 마지막 날인 9월 11일 오후 5시 추첨해서,
당첨자께 그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이란 말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평생을 함께 할 사람에게 '반려'라고 부르는 것처럼, 나와 함께 사는 동물에게도
그런 의미로 반려동물이라 부르고,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반려동물'이란 말에 담긴 뜻과는 무관하게 인간에게 버림받은
동물들이 있습니다. 학대나 방치에 가까운 생활 속에 힘겹게 살아가는 동물들도
있고요. 버려진 채 거리를 떠돌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넘나들다 구조되어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상처를 딛고 보호소에서 마음을 치유받은
고양이들이, 진정한 가족을 찾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9월 11일 오후 2시~8시까지 계속됩니다. 직장인 관람객을 위해 오후 8시까지 열고 있으니
평일 저녁에도 여유 있게 관람하러 오세요. 그럼 오늘도 방문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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