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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없다 - 《하이파이브》

by 야옹서가 2001. 11. 19.
Nov 19. 2001 | 혼자 우수한 실적을 올리는 사람과 팀원 전체가 우수한 실적을 이끌어내도록 힘을 모으는 사람. 회사는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말할 것도 없이 팀워크를 우선시하는 사람일 것이다. 한 사람이 올릴 수 있는 생산성에는 한계가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창출하는 이익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예상하지 못할 만큼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팀워크는 기업운영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올해 초 한국에 ‘겅호 신드롬’를 몰고 왔던 경영 컨설턴드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콤비가 이번에는 팀워크의 마력을 설파한 《하이파이브》(조천제·박종안 옮김, 21세기북스)를 펴내며 돌아왔다. 팀워크 때문에 해고된 앨런이 만년 꼴찌 아이스하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자신은 팀워크 강사로 재기하는 극적인 설정이 흥미진진한 《하이파이브》는 2001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만큼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할리우드 영화의 해피엔딩 같은 결말을 껄끄럽게 여길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이 책의 미덕은 쉽고 재미있는 경영서라는 데 있다.

독불장군, 1인 슈퍼스타의 시대는 갔다
10년 동안 회사에서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앨런은 어느 날 해고 통지를 받는다. 이유는 간단했다. 개인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실적이 좋지만, 팀워크 능력이 부족해 다른 팀원의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 앨런은 아들이 선수로 있는 리버밴드 초등학교 아이스하키 팀의 경기에 참관했다가 코치를 맡게 된다. 열정과 투지가 넘치지만 팀워크란 찾아볼 수 없는 리버밴드 팀은 앨런의 또 다른 자화상이다. 무턱대고 슛만 쏘는 래리, 혼자 퍽을 독차지하는 제드, 설상가상으로 주장 티모시가 크게 다쳐 경기를 할 수 없게 되기까지 한다.

해고된 뒤 처음으로 다시 팀원이 된 앨런이지만, 늘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 혼자서는 아무리 일해도 결과물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자농구코치였던 옛 은사 웨더바이 여사가 알려준 네 가지 비결, 즉 “목표를 공유하라”,“고난도 기술을 개발하라”,“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주 포상하고 인정하라”를 훈련에 적용시키자 개인주의에 젖어있던 리버밴드 아이스하키 팀원들은 서서히 변화한다.

부상당한 주장을 위해 꼭 이겨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로 뭉친 팀원들은 실력 좋은 사람만 퍽을 독점하는 대신, 얼음 위에서 빨리 달리거나 정지하는 기술을 연습하며 팀에 기여하는 법을 배운다. 득점선수보다 패스하는 선수를 독려하고 뚜렷한 개인목표를 정해주자 선수들은 급속히 성장하고, 결국 리버밴드 아이스하키 팀은 결승에 올라 값진 준우승을 따낸다. 리버밴드 팀의 승리는 또한 앨런에게 제2의 인생을 열어줬다. 단시간에 팀을 성장시킨 앨런의 지도력을 높이 산 기업주들의 강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팀워크 전문 강사로 재기한 것이다.

팀워크의 마력 상징하는 승리의 사인, 하이파이브
“당신은 퍽을 혼자서만 차지하는 1인 아이스하키 팀”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쫓겨난 앨런이 자신을 해고한 회사에 강의하러 가기 전 강연내용을 점검하는 대목은 글쓴이의 친절한 요점정리다. “목적의식을 제공하고(Providing), 기술향상을 권장하며(Unleashing), 팀 능력을 창조하고(Creating), 포상과 인정으로 장점을 유지한다(Keeping)”는 강의 요지의 머릿글자를 모으면 아이러니컬하게도 아이스하키 공을 일컫는 퍽(P. U .C .K)의 철자가 되는 점도 흥미롭다.

리버밴드 아이스하키 팀이 경기 때마다 외치는 ‘리버밴드 팀은 하이파이브 팀!’이라는 구호는 단순히 승리를 향한 의지의 표현만은 아니다. 그 누구도 혼자서는 하이파이브를 할 수 없다. 최소한 두 사람 이상이 있어야만 시원스럽게 찰싹 소리를 내며 승리를 축하할 수 있고,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더욱 흥겨워지는 하이파이브는 팀워크의 마력을 상징하는 적절한 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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