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다음/ 2005. 5. 10] ‘문신 작가’ 김준의 10번 째 개인전 ‘Tattoo You’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문신 작가’ 김준의 10번 째 개인전 ‘Tattoo You’ 전이 열린다. 스펀지에 인체 피부와 유사한 재료를 덧입히고 바늘로 일일이 문신을 새기면서 사회적 금기에 대한 발언을 지속해온 작가는 2년 만에 선보인 근작들에서 바늘 대신 마우스로 새긴 ‘디지털 문신’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의 권력으로 작용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아이콘을 벌거벗은 인간 군상에 새긴 ‘We’ 연작(1층), 문신을 일종의 의복처럼 형상화한 ‘Tattooress’ 연작과 무한 증식하는 인간 욕망을 그린 ‘Bubble’ 연작(2층), 실제 문신 관련 사진을 전시하는 ‘문신가게’(지하1층) 등 총 4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김준이 선보인 문신 사진과 영상들은 언뜻 보기엔 누드 사진을 찍고 그 위에 합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3D MAX로 제작된 디지털 인체 위에 작업한 것이다. 컴퓨터로 진짜 인간보다 더 진짜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
100% 만들어진 인간이기 때문에 작가가 원하는 포즈를 다양하게 취할 수 있고, 피부의 질감을 과장하거나 다른 패턴과 합성하는 일도 더 쉽다. 예전에 수작업으로 했던 문신 오브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큰 작업을 하기 어려웠지만 컴퓨터를 사용면서 스케일이 큰 작업을 자유롭게 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디지털 문신’ 작업을 만나본다.
얼굴은 사라지고 욕망에 충실한 육체만을 부각시켜 현대인의 욕망을 그려낸 ‘We’ 연작은 고정관념 속에 새겨진 ‘의식의 문신’을 드러낸다. 현대 소비사회의 권력으로 작용하는 삼성과 스타벅스의 로고를 문신처럼 새긴 ‘We-SAMSUNG’(왼쪽), ‘We-STARBUCKS’(오른쪽).
김준은 문신(Tattoo)과 옷(Dress)을 합성한 조어인 ‘Tattooress’ 연작을 제안한다. 잉크를 각인하는 대신 피부에 새긴 그림이 의복이 되는 것. ‘Tattooress-Man’에 등장하는 검은 가죽 질감은 작가의 가죽 운동화 표피 중 일부를 샘플링해 붙인 것이다. 인체와 사물의 결합으로 프랑켄슈타인 같은 기괴한 육체가 탄생했다.
‘Tattooress’연작 중 하나인 ‘Tattooress-Shoe’는 맨발에 문신을 양각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평면적 문신에서 입체적 문신으로 전이되는 순간이다.
지하층에 전시된 ‘문신가게’ 프로젝트. 실제로 문신을 시술하는 문신작가들과 김준이 만나 문신 관련 사진과 오브제를 선보였다. ‘문신가게’에 참여한 사진가 윤현선(30) 씨는 “지워지지 않는 문신의 특성은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문신이 요즘은 패션 아이콘으로 쓰이지만, 대개 자신에게 필요한 요소나 덕목을 새겨 친구처럼 간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준의 문신 작업은 인간의 의식 속에 새겨진 고정관념과 억압, 사회적 금기를 대변하는 상징적 행위다. 가장 극명한 욕망의 대상인 몸을 캔버스 삼아 모순된 사회의 단면을 풍자하는 셈이다.
기실 문신이란 하나의 현상을 놓고 첨예한 시각이 충돌하는 가장 적나라한 예인지도 모른다. 예컨대 문신을 새긴 연예인이나 스포츠인은 패션 아이콘으로 부각되는 반면 정작 문신 시술자들은 범법자 취급을 받는다.
현행법상 문신은 의료인만 시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연히 존재하지만, 마치 투명인간처럼 그 존재가 부정돼온 이들은 사회적 소수자들을 상징하는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는 인간의 몸에 권력과 정치, 종교, 소비문화를 대변하는 다양한 아이콘을 새기는 일을 ‘사회적 문신(Social Tattoo)'으로 규정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집요하게 지배하는 도상들을 형상화함으로써 생의 주변을 배회하며 평생토록 영향력을 미치는 의식의 문신을 표현한 것이다.
본 전시의 부대행사로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문신과 미디어, 문신과 하위문화, 문신과 문화운동 등을 주제로 한 ‘뮤지움 토크’도 마련된다. 입장료는 1000원. 문의 02-736-4371.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문신 작가’ 김준의 10번 째 개인전 ‘Tattoo You’ 전이 열린다. 스펀지에 인체 피부와 유사한 재료를 덧입히고 바늘로 일일이 문신을 새기면서 사회적 금기에 대한 발언을 지속해온 작가는 2년 만에 선보인 근작들에서 바늘 대신 마우스로 새긴 ‘디지털 문신’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전시는 현대 사회의 권력으로 작용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아이콘을 벌거벗은 인간 군상에 새긴 ‘We’ 연작(1층), 문신을 일종의 의복처럼 형상화한 ‘Tattooress’ 연작과 무한 증식하는 인간 욕망을 그린 ‘Bubble’ 연작(2층), 실제 문신 관련 사진을 전시하는 ‘문신가게’(지하1층) 등 총 4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김준이 선보인 문신 사진과 영상들은 언뜻 보기엔 누드 사진을 찍고 그 위에 합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3D MAX로 제작된 디지털 인체 위에 작업한 것이다. 컴퓨터로 진짜 인간보다 더 진짜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
100% 만들어진 인간이기 때문에 작가가 원하는 포즈를 다양하게 취할 수 있고, 피부의 질감을 과장하거나 다른 패턴과 합성하는 일도 더 쉽다. 예전에 수작업으로 했던 문신 오브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큰 작업을 하기 어려웠지만 컴퓨터를 사용면서 스케일이 큰 작업을 자유롭게 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디지털 문신’ 작업을 만나본다.
얼굴은 사라지고 욕망에 충실한 육체만을 부각시켜 현대인의 욕망을 그려낸 ‘We’ 연작은 고정관념 속에 새겨진 ‘의식의 문신’을 드러낸다. 현대 소비사회의 권력으로 작용하는 삼성과 스타벅스의 로고를 문신처럼 새긴 ‘We-SAMSUNG’(왼쪽), ‘We-STARBUCKS’(오른쪽).
김준은 문신(Tattoo)과 옷(Dress)을 합성한 조어인 ‘Tattooress’ 연작을 제안한다. 잉크를 각인하는 대신 피부에 새긴 그림이 의복이 되는 것. ‘Tattooress-Man’에 등장하는 검은 가죽 질감은 작가의 가죽 운동화 표피 중 일부를 샘플링해 붙인 것이다. 인체와 사물의 결합으로 프랑켄슈타인 같은 기괴한 육체가 탄생했다.
‘Tattooress’연작 중 하나인 ‘Tattooress-Shoe’는 맨발에 문신을 양각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평면적 문신에서 입체적 문신으로 전이되는 순간이다.
지하층에 전시된 ‘문신가게’ 프로젝트. 실제로 문신을 시술하는 문신작가들과 김준이 만나 문신 관련 사진과 오브제를 선보였다. ‘문신가게’에 참여한 사진가 윤현선(30) 씨는 “지워지지 않는 문신의 특성은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문신이 요즘은 패션 아이콘으로 쓰이지만, 대개 자신에게 필요한 요소나 덕목을 새겨 친구처럼 간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준의 문신 작업은 인간의 의식 속에 새겨진 고정관념과 억압, 사회적 금기를 대변하는 상징적 행위다. 가장 극명한 욕망의 대상인 몸을 캔버스 삼아 모순된 사회의 단면을 풍자하는 셈이다.
기실 문신이란 하나의 현상을 놓고 첨예한 시각이 충돌하는 가장 적나라한 예인지도 모른다. 예컨대 문신을 새긴 연예인이나 스포츠인은 패션 아이콘으로 부각되는 반면 정작 문신 시술자들은 범법자 취급을 받는다.
현행법상 문신은 의료인만 시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연히 존재하지만, 마치 투명인간처럼 그 존재가 부정돼온 이들은 사회적 소수자들을 상징하는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는 인간의 몸에 권력과 정치, 종교, 소비문화를 대변하는 다양한 아이콘을 새기는 일을 ‘사회적 문신(Social Tattoo)'으로 규정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집요하게 지배하는 도상들을 형상화함으로써 생의 주변을 배회하며 평생토록 영향력을 미치는 의식의 문신을 표현한 것이다.
본 전시의 부대행사로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문신과 미디어, 문신과 하위문화, 문신과 문화운동 등을 주제로 한 ‘뮤지움 토크’도 마련된다. 입장료는 1000원. 문의 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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