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손님맞이 준비를 하면서 스밀라가 좋아하는 낡은 의자 2개를 내다버렸다. 좌석부분을 스크래처 삼아 하도 뜯어놓았는지라, 완전히 너덜너덜해져서 봐줄 수가 없어서. 현관 문을 열고 의자를 버리러 가는 어머니를 보는 스밀라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 저거 내 건데' 하는 표정이다.
그러고 나니 스밀라가 뛰어올라 놀 자리가 없어져버렸다. 잡기놀이를 좋아하는 스밀라는, 내가 두 손을 위로 치켜올려 들고 "잡아야겠다" 하면서 달려들면, 눈을 크게 뜨고 귀는 납작하게 해서, 의자 위로 폴짝 뛰어올라 벅벅 스크래치를 하곤 했다. 한데 이제는 잡기놀이를 해도, 뛰어올라 스크래치를 할 곳이 없다. 여느 때처럼 의자가 있던 곳까지 달려간 스밀라는, 싱거워졌는지 교자상 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버린다. 잡기놀이의 정점은 거실 끝에서 식탁까지 달려갔다가, 다시 거실로 와서 의자 위에 폴짝 뛰어올라 스크래치를 하는 건데, 스밀라 입장에선 의자가 없으니 도무지 기분이 나지 않는 거다. '뭐야, 기껏 도망갔는데 위로 뛰어올라갈 곳도 없고.' 딱 이런 마음일 거다.
아무래도 캣타워를 주문해야지 싶어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이거다 싶은 게 별로 없다. 보통 1단은 고양이 동굴 구조에, 2단은 털 달린 천으로 씌운 조그만 쉼터 같은 형식인데, 내가 원하는 건 윗부분이 인조모피 재질 말고, 스크래처로 된 캣타워다. 그래야 스밀라도 다시 발톱을 뜯을 수 있을 테니까. 캣타워 기둥에 마끈이나 면끈을 감아 만든 스크래처가 있긴 하지만, 기둥 형식의 스크래처는 스밀라도 써 본 적이 없어서, 좋아할지 어떨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나저나 스밀라에게 새해부터 미운털만 박힌 듯...적어도 세 가지 점에서.
1. 스밀라가 좋아하는 캣타워 대용 의자를 버렸더니 어이없다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2. 겨드랑이에 털 뭉친 거 풀어주다가, 스밀라가 아프다고 앞발을 휘둘렀다. 덕분에 손바닥에 스크래치.
3. 벳베이시스 헤어볼 제거제를 사다가 입술에 발라주었더니 싫은 티를 확 내면서 도망갔다.
사람이라면 싫은 게 있으면 손을 써서 닦아낼 텐데, 고양이는 혀로 핥아서 닦아버리기 때문에 먹이는 효과는 있지만, 아주 구역질나는 맛인가 보다. 엄청 느끼한지, 구역질할 때 나는 '뾱뾱' 소리를 내면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가지고 억지로 핥아먹었다. 냄새를 맡아봤는데 내가 보기에도 느끼하고 비릿한 냄새가 나더라만...그래도 고양이는 이런 냄새를 좋아하지 싶었는데, 기호성이 빵점이다.
고양이가 싫어해야 하는 일을 해야만 할 때, 참 마음이 안 좋다. 하기는 해야 하는데, 고양이에게 말로 설득할 수는 없고, 아직까지 고양이와 텔레파시로 교신할 만한 능력은 안되고-_- 결국 발버둥치고 우엥우엥 울고 도리질치는 걸 붙들어가며 해야 하는데, 그게 참 부담스럽다. 스밀라와 함께 산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나는 고양이에게 약을 먹이거나 목욕을 시킬 때면 공황 상태에 빠져버린다. 스밀라가 '얘는 왜 내가 싫다는데도 자꾸 이런 짓을 하는 거야' 하고 생각할까봐.
어쨌든 스밀라가 좋아할 만한 걸 해주고 싶은데, 새 캣타워를 장만해주는 수밖에 없겠다. 10만원 안쪽으로 고르려니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는 않은 듯-_- 짤방은 추억의 의자샷. 이제는 이 의자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이땐 상태가 좋았을 때.
그러고 나니 스밀라가 뛰어올라 놀 자리가 없어져버렸다. 잡기놀이를 좋아하는 스밀라는, 내가 두 손을 위로 치켜올려 들고 "잡아야겠다" 하면서 달려들면, 눈을 크게 뜨고 귀는 납작하게 해서, 의자 위로 폴짝 뛰어올라 벅벅 스크래치를 하곤 했다. 한데 이제는 잡기놀이를 해도, 뛰어올라 스크래치를 할 곳이 없다. 여느 때처럼 의자가 있던 곳까지 달려간 스밀라는, 싱거워졌는지 교자상 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버린다. 잡기놀이의 정점은 거실 끝에서 식탁까지 달려갔다가, 다시 거실로 와서 의자 위에 폴짝 뛰어올라 스크래치를 하는 건데, 스밀라 입장에선 의자가 없으니 도무지 기분이 나지 않는 거다. '뭐야, 기껏 도망갔는데 위로 뛰어올라갈 곳도 없고.' 딱 이런 마음일 거다.
아무래도 캣타워를 주문해야지 싶어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이거다 싶은 게 별로 없다. 보통 1단은 고양이 동굴 구조에, 2단은 털 달린 천으로 씌운 조그만 쉼터 같은 형식인데, 내가 원하는 건 윗부분이 인조모피 재질 말고, 스크래처로 된 캣타워다. 그래야 스밀라도 다시 발톱을 뜯을 수 있을 테니까. 캣타워 기둥에 마끈이나 면끈을 감아 만든 스크래처가 있긴 하지만, 기둥 형식의 스크래처는 스밀라도 써 본 적이 없어서, 좋아할지 어떨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나저나 스밀라에게 새해부터 미운털만 박힌 듯...적어도 세 가지 점에서.
1. 스밀라가 좋아하는 캣타워 대용 의자를 버렸더니 어이없다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2. 겨드랑이에 털 뭉친 거 풀어주다가, 스밀라가 아프다고 앞발을 휘둘렀다. 덕분에 손바닥에 스크래치.
3. 벳베이시스 헤어볼 제거제를 사다가 입술에 발라주었더니 싫은 티를 확 내면서 도망갔다.
사람이라면 싫은 게 있으면 손을 써서 닦아낼 텐데, 고양이는 혀로 핥아서 닦아버리기 때문에 먹이는 효과는 있지만, 아주 구역질나는 맛인가 보다. 엄청 느끼한지, 구역질할 때 나는 '뾱뾱' 소리를 내면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가지고 억지로 핥아먹었다. 냄새를 맡아봤는데 내가 보기에도 느끼하고 비릿한 냄새가 나더라만...그래도 고양이는 이런 냄새를 좋아하지 싶었는데, 기호성이 빵점이다.
고양이가 싫어해야 하는 일을 해야만 할 때, 참 마음이 안 좋다. 하기는 해야 하는데, 고양이에게 말로 설득할 수는 없고, 아직까지 고양이와 텔레파시로 교신할 만한 능력은 안되고-_- 결국 발버둥치고 우엥우엥 울고 도리질치는 걸 붙들어가며 해야 하는데, 그게 참 부담스럽다. 스밀라와 함께 산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나는 고양이에게 약을 먹이거나 목욕을 시킬 때면 공황 상태에 빠져버린다. 스밀라가 '얘는 왜 내가 싫다는데도 자꾸 이런 짓을 하는 거야' 하고 생각할까봐.
어쨌든 스밀라가 좋아할 만한 걸 해주고 싶은데, 새 캣타워를 장만해주는 수밖에 없겠다. 10만원 안쪽으로 고르려니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는 않은 듯-_- 짤방은 추억의 의자샷. 이제는 이 의자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이땐 상태가 좋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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