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한 육체 속의 비대한 욕망-함진 전 [영화포털 엔키노/2000. 10 .30] 시청 쪽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 통로 벽에서 이상한 물체들을 발견했습니다. 붉은 벽돌 틈새에 끼어있는 투명한 아크릴 큐브들-호기심에 눈으로 하나하나 훑어보니 한 두개가 아닙니다. 큐브 안에 들어있는 새끼손가락보다도 작은 크기의 인형들이며, 기괴한 방식으로 몸체가 짜깁기된 곤충들-아, 작가는 함진이군요. 1978년생이니 나이와 경력을 중시하는 미술판의 기준으로 본다면 아직 약병아리도 못되고, 이제 막 부화하려는 달걀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독특한 작업세계 때문에 주목받는 신진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함진의 작업은 일단 크기 면에서 관람자의 허를 찌릅니다. 초등학교 앞에 많이 있는 100원짜리 뽑기 기계 아시죠? 원형캡슐 안에 장난감로봇이며 반.. 2000. 10. 30. 전통인형에 담긴 일본 생활사-일본인형 한국순회전 [영화포털 엔키노/2000. 9]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유형이 가지각색인 것처럼, 사람의 모습을 본뜬 인형에도 여러 부류가 있습니다. 아마도 인형 안에 어떤 생각을 담으려고 했는지에 따라 그 인상이 달라지지 않나 생각됩니다만......완구점에서 흔히 보는 바비인형류는 `쭉쭉빵빵해야 진짜 여자`라는 메시지가 노골적으로 담겨있어 짜증스럽지만, 살다보면 때로는 가슴 설레게 하는 인형들도 만나게 됩니다. 제 경우에는 에 등장하는 죽음과 재생의 이미지가 담긴 인형극 장면이라던가, 인형 애니메이션인 속의 마네킹 가족을 볼 때가 그런 때였지요. 처음 일본인형 전시회에 대한 안내메일을 받고 나서 꼭 가보리라 마음먹은 건, 제가 좋아하게 될지도 모를 또 하나의 인형을 만나러 간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전시장소인 .. 2000. 9. 30. 이전 1 ··· 303 304 305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