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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 보듯 그림 보세요-미술평론가 이주헌 Jul. 03. 2001 | 이주헌씨는 서양미술의 전도사다. 그의 직함은 ‘아트스페이스서울 관장’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신화 그림으로 읽기》 등 대중적인 미술서의 저자로 더 익숙하다. 그의 글은 술술 잘 읽히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직접 발품을 팔아 세계 각지의 예술명소를 다니며 쓴 글인 만큼 그 생생함이 책상물림으로 쓴 글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미 8권의 미술서적을 펴낸 바 있는 그가 이번에는 어렸을 적 화가의 꿈을 키우며 동경했던 예술의 성지 프랑스를 다룬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기행》을 들고 나왔다. 프랑스 내의 미술관 이외에도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반 고흐의 집, 라스코 동굴, 몽마르트르, 페르 라 셰즈 묘지 등 예술가들의 자취가 남아있는 14개 지역을 방문하.. 2001. 7. 3.
(1+1)×13=삶과 꿈에 대한 13가지 진솔한 이야기 June 25. 2001 | 계간 《세계의 문학》 100호 출간을 기념하는 특별기획 대담집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김우창 외 25인, 민음사)가 출간됐다. 예술, 종교, 신화, 정치, 경제, 여성 문제 등 각 분야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26명이 두 명씩 짝을 이뤄 진행한 총 13회의 대담을 모았다. 이 책은 ‘사람과 사람이 가장 진솔하게 만날 수 있는 수단은 다듬어진 글보다 말’이라는 전제 하에 기획됐다. 따라서 대담자들의 어렸을 적 이야기나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 살아가면서 어려웠던 점 등 보통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사적인 면모까지도 대화의 형식 속에 꾸밈없이 드러나 있다. 총 13회의 대담을 녹취해 정리한 분량만 원고지 4천 매가 넘는 것을 .. 2001. 6. 25.
동정(童貞) 없는 세상을 향한 동정(同情) June 24. 2001 | 제6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박현욱(34)의 장편소설 《동정 없는 세상》은 여자친구와 ‘한번 하는’ 것에 모든 관심이 쏠린 열아홉 살 소년의 성 체험을 다룬 성장소설이다. 미숙한 주인공이 여러 사건들을 통과의례로 경험하면서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성장소설의 특징이라면, 《동정 없는 세상》의 통과의례는 ‘동정 떼기’다. “한번 하자” “싫어” 《동정 없는 세상》의 화자 준호는 막 수능시험에서 해방된 고등학교 3학년생이다. 공부는 딱 질색이고, 졸업 뒤의 일에도 도무지 관심이 없는 그의 소원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여자친구와 한번 자보는 것이다. 포르노 비디오와 섹스사이트를 성교육 교재로 삼아 성장한 세대, ‘지난 몇 년간의 내 개인사는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망과.. 2001. 6. 24.
알루미늄판으로 쌓은 2만 피스 퍼즐-김주현의 '쌓기'전 June 21. 2001 | 대안공간 ‘사루비아다방’의 2001년 전시후원작가로 선정된 설치미술가 김주현(37)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6월 8일부터 열린다. ‘쌓기’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얇은 알루미늄 판을 촘촘히 쌓아올려 만든 실험적인 조각 2점과 제작과정이 담긴 사진 등이 전시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바닥에 놓인 금속 입방체 1점과 벽에 걸린 금속 부조 1점이 전부다. 김주현의 금속 조각은 외관상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분리되고 재조립될 수 있다. 예컨대 김주현은 1천6백 여장의 얇은 알루미늄 판을 잘라 2만여 개로 조각낸 뒤, 그것을 다시 조립해 높이 60cm의 입방체를 만들었다. 이 입방체의 단면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는 점에서 1960년대 미니멀리즘 조각을 연상시킨다. 금속.. 2001. 6. 21.
손바닥만한 판화에 새긴 애서가의 초상-남궁산 June 19. 2001 | 장서표는 책의 소유자 표시를 위해 만들어진 실용적인 그림이지만, 최근에는 ‘책 속의 작은 예술’로 불리며 애서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판화가 남궁산씨(40)는 국내 최초로 1993년 ‘세계의 장서표’전을 연 것을 시작으로, 장서표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데 앞장서왔다. 내 책을 특별하게 하는 그림, 장서표 남궁산씨는 자신의 작업을 가리켜 ‘그림으로 시를 쓴다’고 표현한다. 문학과 예술이 접목된 대중적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장서표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평소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신경림씨의 민요연구회, 유홍준씨의 한국미술사 강의를 들으며 문화운동가들과 친분을 쌓았다. 처음에는 민중미술의 직설적 표현방식에 익숙했던 그였지만, 1989년 전교조 사업단의 문화상품 제작을 계기로 달.. 2001. 6. 19.
진짜와 가짜 사이의 미디어아트-'불가능한 미디어'전 June 14. 2001 | 사람들이 미디어아트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중적이다. 더 이상 새롭게 보여줄 것이 없는 예술을 대신하는 대안적 예술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현란한 형식이 눈길을 끌뿐이라는 비판이 교차한다. 신촌 쌈지스페이스에서 6월 20일까지 열리는 'Pick & Pick - 불가능한 미디어전'은 미디어를 매체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스스로 말하는 긍정과 비판의 시각을 다뤘다. 이번 전시는 쌈지스페이스가 중진 미디어아트 작가 홍성민을 참여작가로 1차 선정하고, 다시 그가 동료 및 후배작가들을 추천해 함께 전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을 통해 계원조형예술대학과 한국종합예술학교 미술원 출신 작가들, 후배 작가 서현석이 추천한 외국작가들을 포함, 총 12명의 미디어아트 작가가 전시에 참여했다. 미디.. 2001.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