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실크로드 따라 명상하는 여행가-소설가 정찬주 Aug. 07. 2001 | 소설가 정찬주씨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하나는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의 작가로, 다른 하나는 각종 매체에 꾸준히 기고해 온 암자 기행문의 필자로서다. 어느 경로를 통해 그와 만나더라도 불교에 기반한 창작활동이란 공통점으로 환원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실상 정찬주씨는 법정스님께 ‘무염’이란 법명도 받은 바 있는 독실한 불교신자다. 평소 국내의 고즈넉한 암자나 중국, 인도 등지로 여행 떠나기를 즐겨온 만큼, 그가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돈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실크로드를 따라 고사성어의 현장을 가다 2000년 여름과 2001년 3월 두 차례에 걸친 중국여행을 토대로 쓴 《돈황가는 길》(김영사)은 일종의.. 2001. 8. 7.
인간과 자연의 상생(相生)을 꿈꾸는 생태도서들 Aug. 06. 2001 |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자연을 가까이할 기회가 많아지는 여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과학도서들이 잇달아 출간됐다. 현역 생물학자인 최재천씨의 《알이 닭을 낳는다》(도요새)와 권오길씨의 《생물의 애옥살이》(지성사), 원로 조류학자 원병오씨의 《날아라 새들아》(다른세상) 등 일련의 생태도서들은 자연계 속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물의 다채로운 모습을 평이한 서술방식으로 풀어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의 《알이 닭을 낳는다》는‘생태학자의 세상보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자연의 모습에서 인간 세태의 면면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어낸다. 수컷들이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번식지에서 교태를 부리는 ‘렉 번식’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비교하면서 성 상품화를 개탄하고, 당적 옮.. 2001. 8. 6.
공중에 매달린 거대한 조각놀이공원 - 왕두의 ‘일회용 현실’전 Aug. 03. 2001 | 로댕갤러리는 7월 13일부터 9월 2일까지 중국 출신 재불 조각가 왕두(45)의 ‘일회용 현실’전을 개최한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2000년 타이페이 비엔날레 등 국제전시에서 제3세계 미술의 대표주자로 주목받는 왕두는 이번 전시에서 신문, 잡지 등의 사진 속에서 무작위로 뽑은 이미지를 석고 조각으로 형상화한 작품 15점을 전시한다. 실물보다 훨씬 큰 크기로 제작된 사실적 형태의 육중한 조각들을 와이어로 공중에 매달아 놓은 모습은 달리의 초현실적인 작품을 연상시킨다. 무겁고 심각한 현실, 경쾌한 광고 속 현실이 한 자리에 왕두는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체포돼 9개월 간의 투옥생활을 마치고 프랑스로 이주하면서 2차원적 미디어 이미지를 조각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2001. 8. 3.
상처 입은 아이 마음 글쓰기로 치유합니다 ― 이호철 선생님 Jul. 31. 2001 | 변산공동체학교 교장 윤구병씨와 아동교육가 이오덕씨가 ‘해방 이후 초등학교 교육현장에서 최대의 교육성과를 거뒀다’고 입을 모아 평가한 초등학교 교사 이호철씨. 살아있는 글쓰기 교육을 실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그가 펴낸 《학대받는 아이들》(보리)은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의 경험담을 모은 책이다. 작은 잘못으로도 매를 맞거나 입에 담기 어려운 폭언을 듣는 아이,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님 때문에 늘 우울하고 슬픈 아이, 친구나 형제자매와 비교하는 부모님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 성추행을 당한 뒤 불안에 떠는 아이들의 모습은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경북 사투리와 평소 쓰는 입말까지 그대로 실어 아이들이 글 쓸 때의 상황과 격한 감정이 생생히 와 닿는다. 이호철.. 2001. 7. 31.
여자의 마음을 읽어야 성공한다 Jul. 30. 2001 | 최근 경제·경영 분야에서 여성성이 주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권위주의적이고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명하달식 의사소통구조로 대표되는 남성적 질서 대신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 인간관계에 대한 중시, 뛰어난 언어감각, 그룹 참여에 대한 관심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성은 ‘미래사회의 인적 자원’이라는 측면과 ‘마케팅의 주된 대상’이라는 두 관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특성이 되고 있다. 페이스 팝콘, 리스 매리골드 공저의 《클릭! 이브 속으로》(김영신 옮김, 21세기북스)는 현대사회에서는 여성들이 대부분 구매활동의 주체가 되거나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성의 마음을 읽는 마케팅이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페이스 팝콘은 여성을 대표하는 단어 ‘이브’(Eve).. 2001. 7. 30.
철학(주재료)+모험과 판타지(양념) = 재미있는 철학소설? Jul. 30. 2001 | 모험과 판타지 소설의 얼개를 빌려 철학, 종교, 사회학, 유전자 과학 등 다양한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이른바 ‘지식소설’이 눈길을 끈다. 김용규의 《알도와 떠도는 사원》(이론과실천) 은 지식욕과 탐구심이 강한 소년 알도의 모험을 통해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이성과 과학이 어떻게 신의 자리를 대신했으며, 그 긍정적 기능과 부정적 영향은 무엇인지 짚어나간다. 15세 독일 소년 알도는 인도에서 인공두뇌학자로 일하는 아버지 에크슈타인 박사가 인간 유전자 조작 프로젝트를 거부하다 사교집단 ‘태양의 사원’에 납치된 사실을 알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인도 소년 고오빈다, 인공두뇌를 가진 소녀 레나와 함께 마녀 나긴스가 지배하는 어둠의 지역 ‘제8구’로 빨려 들어간 알.. 2001.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