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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혜석에 비춘 한국 여성의 삶과 그림 - 미술평론가 염혜정 Jul. 18. 2001 | 한국 최초의 여성화가로 가부장적 사회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해 주목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정월 나혜석의 삶과 예술을 조망한 《여성의 삶과 미술: 나혜석과 현대 여성작가 3인》(창해)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전반부에는 근대 미술을 한국에 도입한 나혜석의 화업 외에 여성해방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삽화 및 목판화, 각종 기고문 등의 자료가 정리됐으며, 후반부에는 김원숙·한애규·정종미 등 현대 여성작가 3인의 작품론이 실려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작가들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혜석은 한국의 ‘르네상스 우먼’ 글쓴이 염혜정씨는 ‘나혜석 자료모음전’을 준비하던 한국미술관 김윤순 관장의 제안으로 책을 펴냈다. 나혜석의 자료 위주인 전시의 시각적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추.. 2001. 7. 18.
드니즈 르네가 엄선한 현대추상미술의 역사 Jul. 12. 2001 | 프랑스의 '문화권력'으로까지 불리는 화상(畵商) 드니즈 르네(88)가 지난 60여년 간 수집해온 현대 추상미술작품을 국내에 선보인다. 8월 15일까지 열릴 ‘20세기 추상미술의 빛과 움직임’전에는 드니즈 르네의 예술적 동반자로서 영감을 제공했던 빅토르 바자렐리를 비롯해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 알렉산더 칼더, 장 탱글리, 폴 뷰리, 옵 아트의 거장 라파엘 소토, 신조형주의의 주창자 피엣 몬드리안, 미니멀 아트의 엘스워스 켈리, 도널드 저드, 로버트 인디애나 등 50여 명의 대표작 80여 점이 전시된다. 1944년 파리에 문을 연 드니즈 르네 화랑은 1955년 키네틱 아트를 처음 선보인 ‘움직임’전을 열면서 세계 미술계에 부각됐다. 빅토르 바자렐리의 기획으로 이뤄진 이 전시는 캔버.. 2001. 7. 12.
사진은 더 이상 예술의 하녀가 아니다-제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 Jul. 12. 2001 |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토탈미술관에서 7월 22일까지 ‘2001 포토페스티벌 제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적인 개념의 사진을 비롯해 영상·설치 등의 장르와 결합된 사진을 보여주는 36명의 작품 1백20여 점이 전시된다. 가나아트센터 개관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페스티벌 형식의 대규모 사진전인 만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구본창, 배병우, 오형근, 황규태 등 국내 중견작가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신디 셔먼, 안드레 세라노, 쉬린 네샤트 등의 해외 사진작가, 그리고 빌 비올라, 게리 힐, 토니 아워슬러 등의 영상작가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진계를 대표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유치했다. ‘예술의 미천한 하녀’에서 .. 2001. 7. 12.
그녀의 손에서 펼쳐지는 우리 운명 - 타로카드 마스터 칼리 Jul. 10. 2001 | 벨벳 커튼을 드리운 어두운 방에 앉아 수정구를 들여다보며 모서리가 닳고닳은 카드를 뽑는 주름진 손, 타로카드 점술가라고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게다가 점술가의 이름으로 죽음과 파괴의 여신 ‘칼리’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해골 목걸이 하나쯤 목에 걸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타로카드 마스터 칼리는 상상과는 달리 현대적인 차림새의 20대 여성이었다. 한 가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는 사람들이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생각해온 타로카드를 어렸을 때부터 파고들어 자기 삶의 일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칼리는 14살 때인 1988년, 홍익대 앞의 이태리제 골동품 가게에서 자신의 첫 타로카드를 구했다. 화려한 그림이 있는 타로카드는 평소 관심 많았던 점성술과 주역보다 한층 더 매력.. 2001. 7. 10.
바다 한가운데서 죽음과 싸운 사람들 Jul. 09. 2001 |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은 때로 인간의 힘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자연의 시련에 맞서면서 서로를 돕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극한 상황에서 인간성을 상실하기도 한다. 바다 위에서 선원들이 겪는 고난은 자연재해에만 그치지 않는다.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폭풍이나 표류보다 더 빈번히 목숨을 위협하는 건 선장이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폭력이었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자연의 대립, 인간과 인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해왔다. 세바스찬 융거의 실화소설 《퍼펙트 스톰》(박지숙 옮김, 승산)은 1991년 10월 허리케인 ‘그레이스’에 의해 조난당한 황새치잡이 어선 안드레아 게일 호의 이야기를 그렸다. 폭풍 전의 고요라는 말처럼, 처음엔 날씨는 흐렸어도 바다는 잔잔했다. 뱃사람들에.. 2001. 7. 9.
2001년 상반기 미술계 동향 Jul. 06. 2001 |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의 타계 소식은 2001년 초 미술계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전시 동향 면에서는 사진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대관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인사동 화랑들이 작가지원을 위한 기획공모전을 제안하고 나선 것도 이채롭다. 한편 미술교사 김인규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부부 나체사진작품이 외설시비를 빚으며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국 화단의 거장, 운보 김기창 타계 2001년 1월 23일, 운보 김기창(88)이 숙환으로 타계했다. 운보는 17세 때인 1930년 이당 김은호에게 한국화를 배우기 시작해, 이듬해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청록산수, 바보산수, 문자도, 점·선 시리즈 등의 작품에서 구상과 추상, 서양화와 동.. 2001.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