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판에 각인된 종군위안부의 아픔-정원철 판화전 Aug. 16. 2001 | 광복절을 맞아 최근 인사동 화랑가에서 뜻깊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8월 10일부터 31일까지 동산방화랑에서 열리는 추계예술대 판화과 정원철 교수의 열 번째 개인전 ‘접어둘 수 없는 이야기’전은 일제 치하에서 성 노예로 살았던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얼굴을 판화로 재현한 작품 31점을 선보인다. 납판에 프레스기로 할머니들의 초상화를 찍는 등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정원철씨는 1997년 들른 아우슈비츠 수용소 박물관에서 역사 기록의 중요성을 절감한 뒤,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기로 결심했다. 그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보금자리 ‘나눔의 집’을 수 차례 방문해 ‘접어둘 수 없는 이야기’, ‘다가가기’, ‘회색의 초상’ 등.. 2001. 8. 16. 역사의 행간에 묻힌 생활사를 발굴하는 사학자-정연식 Aug. 15. 2001 | “훌륭한 역사가는 전설에 나오는 식인귀 같아서 사람의 살 냄새를 찾아다닌다”던 사학자 마르크 블로크의 말처럼, 옛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녹아있는 생활사를 정리한 대중역사서가 출간됐다. 서울여자대학교 사학과 정연식 교수가 조선시대 생활사에 대한 자료를 모아 펴낸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1》(청년사)는 연대기적 성격의 역사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상생활의 면면이 흥미로운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됐다. 한국역사연구회에서 활동하면서 1996년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청년사)를 공동 집필했던 정연식씨는 생활사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자료를 모아왔다. ‘조선조의 탈것에 관한 규제’, ‘조선시대의 시간과 일상생활’, ‘조선시대의 끼니’ 등 논문도 틈틈이 발표했다. 그렇게.. 2001. 8. 14. 못 하나, 쌀 한 톨로 이룬 큰 사랑 Aug. 14. 2001 | 과거에는 기부행위가 일부 부유층에만 한정되고 그 방식도 주로 금전적 지원에 그쳤던 데 비해 최근에는 기부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무주택 영세민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 남는 먹거리를 결식계층에 전달하는 푸드뱅크 운동, 기부행위를 문화운동으로 정착시킨 아름다운재단의 ‘아름다운 1퍼센트 나눔 운동’ 등이 그 예다. 출판계에서도 글쓴이나 출판사가 수익금 일부를 기부금으로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랑의 말씀을 실천에 옮기는 ‘해비타트’와 ‘푸드뱅크’ 운동 해비타트 운동의 창시자 밀러드 풀러가 쓴 《망치의 신학― 사랑의 집짓기 운동, 해비타트》(김훈 옮김, 북하우스)를 보면 새로운 기부문화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열악한 주거환.. 2001. 8. 14. 눈으로 보고 귀로 즐기는 칵테일 같은 소설-《사랑의 법칙》 Aug. 12. 2001 | 1527년, 멕시코 고대도시 테노치티틀란을 침략한 로드리고 장군은 원주민 귀족 여성 시트랄리가 갓 낳은 아기를 죽이고, 신성한 사랑의 피라미드 위에서 그녀를 강간한 후 노예로 삼는다. 시트랄리는 복수로 로드리고의 아내 이사벨이 갓 낳은 아이를 죽여버린다. 시트랄리를 사랑했던 로드리고는 자신의 손으로 그녀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며, 이사벨 역시 아기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산고가 겹쳐 죽고 만다. 이야기가 시작된 지 20쪽만에 주요 등장인물들이 다 죽어버렸으니, 도대체 《사랑의 법칙》(권미선 옮김, 민음사)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 걸까? 그러나 이 소설의 작가가 마술적 리얼리즘을 유려하게 표현한 라틴문학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임을 안다면 의구심은 기대로 바뀐다. 《사랑의 법.. 2001. 8. 12. 책 사랑 담은 작은 판화-장서표전 Aug. 09. 2001 | 관훈미술관에서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장서표전은 그동안 국내에서 산발적으로 열렸던 장서표 전시회의 성과를 집대성한 기획전이다. 장서표는 책 소유자의 표시를 위해 책의 내지 겉장에 붙이는 작은 그림인데, 최근에는 기능적 측면뿐 아니라 독특한 조형성이 부각되면서 소형 판화의 새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김상구, 이인화, 송대섭, 김준권, 남궁산, 정비파, 김정영 등 현역 판화작가 1백30여 명의 작품 5백여 점이 출품됐으며, 1993년에 열린 ‘세계의 장서표’전 도록을 비롯해 국내 판화 작가들이 소장한 외국 장서표 등 관련자료도 함께 전시됐다. 단순히 책에 대한 소유를 표시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장서표를 만드는 일은 번거롭거나 생경한 절차로 여겨질 수 있다... 2001. 8. 9. 실크로드 따라 명상하는 여행가-소설가 정찬주 Aug. 07. 2001 | 소설가 정찬주씨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하나는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의 작가로, 다른 하나는 각종 매체에 꾸준히 기고해 온 암자 기행문의 필자로서다. 어느 경로를 통해 그와 만나더라도 불교에 기반한 창작활동이란 공통점으로 환원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실상 정찬주씨는 법정스님께 ‘무염’이란 법명도 받은 바 있는 독실한 불교신자다. 평소 국내의 고즈넉한 암자나 중국, 인도 등지로 여행 떠나기를 즐겨온 만큼, 그가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돈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실크로드를 따라 고사성어의 현장을 가다 2000년 여름과 2001년 3월 두 차례에 걸친 중국여행을 토대로 쓴 《돈황가는 길》(김영사)은 일종의.. 2001. 8. 7. 이전 1 ··· 296 297 298 299 300 301 302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