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몸의 비밀 어쩌다 어제 두 시간밖에 못 자서, 오늘은 일찍 자려고 자정 넘어 불을 끄고 누웠다. 설핏 잠이 든지 두어 시간 지났나, 잠결에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고양이가 화장실 쓰는 소리겠거니 하고 자려는데, 이번엔 빗자루 같은 뭔가가 발치를 스윽 스치고 지나간다. 허걱, 이 녀석이 탈출했구나. 허겁지겁 일어나보니, 고양이가 컴퓨터 책상 밑에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앉아 있다.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양이와 내가 생활하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데, 공기 통하라고 문을 조금 열어뒀더니, 그 틈으로 슬며시 빠져나온 것이다. '설마 이 사이로는 못 나오겠지?' 하고 방심했는데, 고양이의 유연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모양이다. 지금도 조마조마하면서 데리고 있는 거라, 밖에 나왔다가 여러 사람 눈에 밟히면 그렇.. 2006. 7. 22. 파양된 흰고양이 장마철 길에서 구조되어 입양 갔던 흰고양이가 데려간 분의 사정으로 되돌아왔다. 마음 놓고 있었던 터라, 갑작스레 보낼 데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내 방 베란다에 숨어 지내고 있다. 어머니께는 벌써 들켜서 한 소리 들은 상태. 독립해서 나가지 않는 한, 이 집에서 동물과 함께 산다는 건 불가능 확률 90%이기 때문에 오래 데리고 있을 처지가 못 된다. 재입양을 보내려고 해도 건강해야 다른 고양이들에게 병을 옮기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병원에서 간단한 건강진단을 받았다. 고양이 눈에서 눈물이 계속 나는 걸로 보아 결막염인 것 같단다. 병원에서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결막염의 최후' 사진을 보고 '깨갱' 하곤 치료해달라고 했다. 이빨 상태로 보아 두 살 정도 되어보인다는데, 몸무게가 2.45kg밖에 안 나간다.. 2006. 7. 19. 미술관 따라 걷는 스톡홀름 예술기행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톡홀름에 도착했을 때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바로 국립미술관(National Museum)과 현대미술관(Moderna Museet)이다. 스톡홀름 시내에 위치한 이 두 미술관은 비단 스웨덴뿐 아니라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두 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장품 역시 스웨덴 국내 미술에 국한되지 않고, 서양미술사를 관통하는 굵직굵직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스웨덴 국립미술관-중세부터 근대까지 이르는 서양미술의 보고 스웨덴 국립미술관은 그 규모를 따지자면 가히 스웨덴 최대의 미술관이라 할 만하다. 스웨덴 왕궁과 물 하나를 건너 마주 보일 만큼 가깝기 때문에, 왕궁을 돌아보는 일정과 함께 끼워 넣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1866년 건축된 미술관 건물.. 2005. 1. 19. 스톡홀름 여행기(2)-스웨덴 이색박물관 기행 같은 시간 같은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여행의 추억은 달라진다. 휴양지에서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거나, 소문난 맛집도 찾아가 보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지만, 뭔가 배우고 느끼고 싶다면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응축한 박물관 여행보다 좋은 게 없다. 특히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크고 작은 박물관들이 빼곡이 자리잡고 있어 테마여행에 적합한 여행지 중 하나다. 거의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 ‘스톡홀름 카드’를 갖고 있었지만, 3일권만 끊었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 몇 장만 달랑 찍고 잽싸게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패키지 여행식 관람을 지양하다 보니, 하루에 세 군데 이상 들르기는 어려웠다. 결국 점심은 차에서 샌드위치로 해결해 시간을 아끼며 잰걸.. 2004. 12. 11. 이전 1 ··· 64 65 66 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