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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코 길냥이의 '호기심 천국' 밀레니엄 고양이 중 가장 인기 많은 밀크티를 위협할 만큼 매력적인 길고양이가 나타났다. 바로 분홍코 아깽이가 그 주인공이다. 보통 길고양이들은 먹이를 파헤치고 쓰레기통을 뒤지느라 콧잔등에 까만 때가 묻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는 어지간해서는 잘 지지 않는다. 하지만 분홍코 아깽이는 아직 어려서인지, 혈색 좋고 빛깔이 선명한 분홍색 코를 간직하고 있다. 눈밭을 종종걸음으로 누비고 다니는 분홍코를 보니 함민복 시인의 에세이 중 한 부분이 떠올라 옮겨 적는다. 생전 처음 눈을 본 '햇개' 길상이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대목이다. 눈 내린 새벽 장갑과 모자를 준비하고 마당으로 나가 찬 공기부터 한 큰 숨 들이마셨다. 그러고 나서 개집 지붕을 쓸어주었다. 난데없는 사방 은세계에 어리둥절한 똥개의 눈빛. '야, 길.. 2009. 1. 28.
밀크티 고양이 밀레니엄타워 근처에는 밀크티 고양이가 산다. 보통은 이런 생김새면 황토색 줄무늬가 되었을 텐데, 황토색에 우유를 살짝 탄 것 같은 색깔이 되어서 밀크티 고양이. 그런 기준이라면 카페오레 고양이로 불러도 되겠지만, 어쩐지 밀크티 쪽이 좀 더 친근감이 간다. 털색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호박색 눈을 하고 있다. 뽀독뽀독 소리나게 세수를 시켜주고 싶은 얼굴 >ㅅ< 가만 보니까 기지개를 켜면서 하품을 하고 있잖아-_- 웅크리고 앉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몸매가 늘씬늘씬. 시원하게 하품하는 고양이를 보면 입속에 손가락을 쏙 넣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직 스밀라에게도 시도해보지 못한 일이다. 콱 물진 않겠지만 어쩐지 기분 나빠할 거 같아서. 스밀라는 내가 되도 않은 장난을 치면 채머리를 흔들면서 신경질을 낸다. 밀크.. 2008. 5. 3.
밀레니엄 숲고양이의 산책 키작은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기고 잰걸음으로 휙휙 지나가는 두 마리 고양이. 카오스 고양이가 앞서고, 젖소 아깽이가 뒤따른다. 카오스 고양이가 걸음을 멈추면, 조용히 따라 가던 젖소 고양이도 발걸음을 멈추고 대기 모드. 나무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등을 곧게 세우고 꼬리를 말고 앉은 자세가 상상이 된다. "너 언제부터 따라왔냐옹?" 하는 눈빛으로 뒤돌아보는 카오스 고양이, "뭘요?"하며 딴청을 피우는 젖소 아깽이. 하지만 결국 두 마리가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본다. 두 마리 고양이의 사이가 궁금하다. 카오스 고양이를 잘 따르는 것을 보면 모녀 관계인 것 같다. 2007. 6. 2.
아름다운 카오스 고양이 밀레니엄 고양이 부비의 두 마리 새끼 중 하나였던 카오스 고양이가 이렇게 미묘로 자랐다. 1미터 앞까지 다가가도 성급히 도망가지 않는다. 2007. 5. 29.
소심한 황토색 아깽이 오래간만에 밀레니엄 타워 고양이를 만나러 갔다. 나무 뿌리 근처에 먹다 남은 생선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생선구이집에서 꾸준히 먹이를 대주는 모양이지만, 왕파리떼들이 달려들어 난리가 났다. 아직은 괜찮지만 곧 6월이면 생선이 금세 상할테고, 상한 음식을 먹는 녀석들의 건강이 좋을리 없다. 생선 속에 알이라도 슬어놓으면 곤란한데... 화단 쪽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 기척이 없다. 오늘은 만나기 힘든가 하고 돌아가려는데, 덤불 속에서 부스럭부스럭 뭔가 움직인다. 저 멀리 소심한 황토색 아깽이도 보인다. 무서워서 가까이 오지는 못하고, 기둥 뒤에 살짝 숨어 얼굴만 내밀고 나를 바라본다. 2007. 5. 27.
난민 보트처럼 밀레니엄 고양이가 유독 좋아하는 저 자리. 보통 한두 마리가 올라앉아 있기 일쑤였는데, 이날은 비좁지도 않은지 네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정원을 초과한 난민 보트처럼 자리가 꽉 찼다. 항상 가까이서 고양이를 찍거나, 아니면 고양이 중심으로 사진을 트리밍했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나무들의 키가 훌쩍 크다. 다만 밀레니엄 타워가 워낙 높은 까닭에, 나무 높이가 실감나지 않을 뿐이다. 가까이 가면 동그란 부분에서 뜨끈한 바람이 연신 흘러나온다. 어쩌면 밀레니엄 고양이들은 저 뜨끈함 때문에 저 자리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딴청을 부리던 녀석들이 사진찍던 나를 발견. 눈빛 공격을 던져온다. 그 와중에도 카오스 무늬 고양이는 하늘바라기에 여념이 없다. 2007.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