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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고양이나 안국고양이처럼 그 동네에 가면 종종 만날 수 있는 터줏대감들과 달리, 가회동 아기고양이는 첫 만남 이후로 다시 볼 수 없었기에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길고양이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에다, 검은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눈초리까지 떠안고 살게 될 녀석이라 더 애틋했는지도 모른다. 처음 나와 마주쳤을 때에는 막다른 골목으로 달아났지만, 내가 안전거리를 두고 땅바닥에 자리를 잡자 녀석도 식빵 굽는 자세로 들어가 오랫동안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너무 말라서 저렇게 웅크리고 앉으면 팔다리가 배길 것만 같은데, 시멘트 바닥에 앉아야 하는 녀석의 처지가 딱했다.
몸은 바싹 말랐지만 검은 털옷은 윤기가 반들반들 흐른다. 등허리의 곡선을 따라 천천히 쓰다듬어주고 싶은 자태다. 앉아있는 녀석을 보면서 어린 까마귀가 떠올랐다. 아마도 도드라진 팔꿈치와 허벅지께, 부실한 털옷 사이로 언뜻 비치는 분홍빛 속살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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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1. hanabi
    2009.11.18 22:15

    안타깝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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