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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묶어 키우는 고양이, 어떤 사정 있을까

by 야옹서가 2010. 5. 23.
예상치 못한 전봇대 타기 묘기를 마치고 아무렇지 않게 땅으로 내려온 고양이 곁에 좀 더 머물러 보았습니다.  

이런저런 과자류가 쌓인 노점 앞에 있는 걸 보면, 쥐가 과자를 쏠지 않도록 보초 삼아 세워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보통 집에서만 살던 고양이는 오래간만에 외출을 하면 겁에 질리는데, 이 고양이는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웃기웃 고개를 내밀며 참견하고 싶어서 왔다갔다 하는 걸 보면, 바깥살이가 몸에 익은 듯합니다. 

 
묶인 고양이를 볼 때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나마 고양이 앞에 물그릇도 놓여 있고,

사람을 피하지 않는 살가운 성격의 고양이라 스트레스는 덜 받겠다 싶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심심해할까 싶어서 손을 내밀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발랑 드러누워 제 손을 잡으려고 바둥댑니다.

제 손에 앞발을 얹고 장난을 치다가도 지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내는 호기심 많은 고양이였습니다. 



묶여 지내는 고양이를 보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답답하고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고양이가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이 더 좋아보입니다. 그러나 고양이를 키우는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물은 집밖에서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온 어르신들은, 고양이나 개가 집 밖에서 사는 게 이상하지 않을 테니까요. 또 집고양이도 집밖에서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하거나 로드킬을 당하는 일이 부지기수이기에, 밖에서 키우기로 결심했다면

별 일이 없을 거라 믿고 풀어 키우기보다는, 묶어 기르는 편이 안전한 양육법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겁니다.


'고양이를 묶어놓다니 동물학대가 아닌가!' 하고 단정짓듯 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이유도 그것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과, 그가 처한 환경에 따라 고양이의 생활방식도 달라지는 게 현실이라면 말이죠. 

다만 그 과정에서 고양이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늘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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