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길고양이는 사람을 보면 피합니다. 그것이 생존본능이고, 학습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이지요.
인간의 발치께에 간신히 오는 작은 키로, 저만치 높은 곳에 우뚝 선 인간을 두려운 눈으로 올려다 봅니다.
자세히 시간을 들여 그들의 눈을 마주보지 않으면, 그 눈빛의 의미를 오해하기 쉽습니다.
'고양이는 인간을 싫어해'라거나, 심지어 '저건 나를 공격하려고 노리는 거야'로...
고양이를 보는 사람의 상황이나 심리에 따라 그 눈빛도 해석되기 나름인 듯합니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마음이 있는 한
어떻게 설명해도, 그런 마음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제 주변에서도
비둘기를 무서워하는 사람, 개가 무서운 사람, 심지어 달팽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었거든요.
공포심이 마음 속에서 자라면, 상대방이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할지라도 공포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머릿속에서 커진 공포가 그 대상에게 덧씌워져 어떤 상상 속 괴물보다 더 무섭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게다가 괴물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지만, 길고양이는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동물이니 더 그렇겠지요.
길고양이를 무서워하는 분들에게 "길고양이가 무섭다는 편견을 버려달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적어도 그런 분들에게만큼은, 그 무서움은 편견이 아니라 진실일 테니까요.
편견이란 말이, 고양이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언어적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새삼 생각합니다.
다만 무섭다는 생각에 길고양이와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던 눈, 그 눈을 오래 마주볼 기회가 있다면
고양이가 처음보다는 덜 무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조금이나마 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가 살아가는 모습을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에서 꾸준히 보여드리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고양이와 인간이 서로 마주보며 마음이 통하는 순간, 서로의 눈을 향해 보내는 '해치지 않아' 라는 신호가
사진을 통해서 미약하나마 느껴질 수 있도록, 꾸준히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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