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즐겨 다니는 길이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다니는 가장 빠른 길을 선호하는 사람,
주변에 풀과 나무가 많아서 보는 즐거움이 있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길을 선호하는 사람,
지름길보다 돌아가더라도 오가는 사람이 많고 가로등도 많아서
음침하지 않아 보이는 길을 최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사람.
그럼 길고양이가 선호하는 길은 어떤 것일까요?
길고양이가 즐겨 다니는 길은 사람이 쉽사리 자신에게 접근할 수 없는, 만리장성처럼 높고 길다란
담벼락 위의 길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엔 그저 낡고 허술한 담벼락에 지나지 않지만, 길고양이의 작은 발로 꾹꾹 즈려밟으며
지나다니는 그 길은, 어떤 적의 도발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또 잽싸게 방어태세를 취할 수 있는 곳입니다.
비록 길고양이를 위해 지어진 시설은 아니지만 인간의 만리장성이 부럽지 않습니다.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길고양이는 눈을 부릅뜨고 자기 삶의 파수꾼 노릇을 합니다.
기껏해야 한뼘 정도의 좁은 폭, 떨어질까 위태로운 그 자리에서도 여유로운 표정을 잃지 않는 길고양이.
길고양이의 대담함에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한가로운 산책을 즐기는 길고양이를 위태로운 그 자리로 내몬 것은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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