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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프랑스

길고양이가 새를 흉내내는 이유

by 야옹서가 201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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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새를 닮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땅보다 높은 곳에 올라가기를 좋아하고,

높은 곳 중에서도
꼭 불편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좁은 곳을 고수하는 걸 보면 말이죠.


고양이가 몸을 웅크려 좁은 비석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저렇게 앉으니

통통한 앞모습이 더욱 새처럼 보입니다. 마치 파수대를
지키는 사람처럼 두 눈에 한껏 

힘을 주고 도사린 모습이 귀엽습니다. 날개가 없지만 나무에도 자유롭게 오를 수 있고

웬만한 곳은 훌쩍 점프를 해서 올라갈 수 있으니, 새에게 특별히 꿀릴 것도 없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도사린 고양이의 앞모습은, 덩치 큰 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모아쥔 두 앞발은

맹금류의 발톱 같고요.


"그래, 나를 우러러 보아야지. 후훗~" 검은 고양이가 줄무늬 고양이 발밑을 지나가다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니, 줄무늬 고양이가 여유로운 눈빛으로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고양이는  서열이 낮은 동료보다 위에 있어야 만족한다고 합니다. 또한 우다다 같은

수평운동도 좋아하지만, 캣타워 오르내리기 같은 수직운동 역시 즐겨 합니다.

고양이가 자꾸 새를 흉내내려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쳇, 좋은 자리를 뺏겼군'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검은 고양이는 자리를 옮깁니다.

비석의 끝이 너무 둥글거나 뾰족하면 앉을 수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이곳엔

명당자리가 있는데, 줄무늬 고양이가 선수를 친 것입니다.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검은 고양이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줄무늬 고양이입니다.


비석에 무슨 임자가 있겠나 싶지만, 어쨌든 오늘의 승자는 먼저 기선을 제압한

줄무늬 고양이가 되겠네요. "크앙~" 입을 크게 벌려 내는 하품소리마저

우쭐한 마음이 배어나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별다를 것 없는 무료한 일상이지만, 

나름대로 놀 거리를 만들며 살아가는 파리 길고양이들의 일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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