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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프랑스

무뚝뚝한 길고양이, 티벳여우 닮았네

by 야옹서가 2010. 9. 3.

 

배를 드러내고 발라당 누워 애교를 부리는 집고양이와 달리, 길고양이는 그저 오가는 사람들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애교스러운 눈웃음 하나 없건만, 그들의 덤덤한 눈빛에 이상하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특히나 이 고양이는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모호할 만큼 애매한 표정이

꼭 티벳여우를 닮아서 웃음이 터졌는데요. 제가 소란을 피우건 말건 상관없이

제 볼일만 보는 모습에 눈길을 뗄 수 없었습니다.


뭔가 불만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속세에 초연해진 것 같기도 한 묘한 눈빛입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가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눈매가 짝짝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오른쪽 눈은 둥글고 담담한 표정인데, 왼쪽 눈은 날카로운 칼눈입니다^^;


"그래, 내 눈이 짝짝이인데 뭐 보태준 거 있수?" 시큰둥한 표정으로 제 눈길을 피하는 고양이입니다.
 

그리고 그 자세로 그윽하게 잠이 듭니다. 앞발은 또 왜 저렇게 특이한 모습으로 모으고 있는지...

꼭 예를 갖추어 합장이라도 한 것 같네요.


어쩌면 이 고양이는 수행 중인 것이 아닐까요? 오후 명상에 잠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교 많고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도 사랑스럽지만, 무뚝뚝해 보일 만큼 시큰둥한 고양이도

자기 취향이 뚜렷해 보여서 귀엽습니다. 어지간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그 표정이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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