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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프랑스

"마릴린 먼로 고양이로 불러주세요"

by 야옹서가 201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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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운 여름 햇살 아래 길고양이 한 마리가 돌판에 등을 지지며 그루밍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한가한 시간에 몸매무새를 다듬어, 늘 단정한 모습으로 다니려는 마음은 고양이의 본능이지요.

앗, 그런데 독특하게 볼에 분홍색 왕점이 있습니다. 일명 '오서방 점'입니다.

표정은 '유후~' 하고 있는데, 커다란 분홍색 점을 보니 자꾸만 오서방 아저씨가 생각납니다.
 
"뭣이 어쩌고 어째? 오서방이라고?" 기분 좋게 그루밍을 하던 앞발에 불끈 힘이 들어갑니다.

"손님 맞을래요? 아가씨한테 오서방이라니... 차라리 마릴린 먼로라고 부를 것이지!" 

주먹을 불끈 쥐어보입니다. 마릴린 먼로의 점은 이렇게까지 왕점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예쁘다고 추켜주니 금세 기분이 풀어져서, 배시시 웃는 고양이입니다.

비록 쩍벌남 자세를 하곤 있지만 엄연한 아가씨니까, 예쁜 별명을 붙여주는 게 좋겠습니다.

그루밍하며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와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상상을 해본 하루였답니다.

볼 옆의 분홍색 점이 여드름이나 물집 같은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아프면 딱히

치료받을 곳도 마땅치 않은 것이 길고양이의 삶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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