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아기 길고양이의 '식빵 굽는 시간'

by 야옹서가 2010. 10. 21.

아기 길고양이가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느낄 때가 있습니다.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혼자 식빵을 구울 때입니다. 

가만히 식빵을 굽는다는 건,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았다는 것.

작은 흔들림에도 깜짝 놀라고 도망부터 먼저 가는

겁많은 아기 고양이에서, 도망가야 할 때와 있어야 할 때를

아는 청소년 고양이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질풍노도의 시기, 아기 고양이에게는

통통 튀듯이 걷는 모습을 본딴 '용수철의 시기'가 지나고
 
고요한 식빵 굽는 시간이 찾아온 것입니다. 

몸이 자라는 신호는 육안으로도 쉽게 느낄 수 있지만,

마음이 자라는 신호는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아야만

읽을 수 있습니다. 아기 길고양이들의 식빵 굽는 시간도

그렇습니다. 적절한 분위기, 적절한 온도에서만 식빵은

동그랗고 예쁘게 구워집니다.

 

저를 의식했는지 약간 자리를 옮겨 앉은 통통이를 향해

통키가 슬그머니 다가옵니다. 슬그머니 제 눈치를 보며

통통이의 몸을 살짝 가려주는 폼이 "너 괜찮겠어?" 하고

응원이라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 몸도 아직 작은데
 
그래도 함께 태어난 자매라고, 살뜰히 통통이를 챙깁니다.

함께 식빵을 구우면 마음의 온도도 올라가는 것일까요.


아직은 몸에 비해 머리가 큰 아기 고양이 체형이라서,

식빵을 구워도 고작 해야 반 덩이정도밖에는 나오지 않을

듯합니다. 그래도 아기 고양이는 열심히 식빵을 굽고 있네요.



아직은 식빵 반 개짜리의 몫밖에 할 수 없는 아기들이지만

쑥쑥 자라서 묵직한 한 덩어리 식빵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밀레니엄 일가의 다른 어른냥들처럼,

부드럽고 따스한 식빵 한 쌍을 제 눈으로 꼭 보고 싶으니까요. 


  [길고양이 통키와 통통이의 지난 이야기도 읽어보세요^^]

    * 10. 10. 20. 엄마 사랑해!" 아기 길고양이의 애정공세

    * 10. 10. 15.
아기 길고양이의 '뒷발 경례'

    * 10. 09. 26. 황금 마스크를 쓴 아기 길고양이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