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말없이 계절의 변화를 전합니다. 낙엽이 지는 것도,
혹한기를 날 수 없는 나무가 불필요한 짐을 최대한 버리고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자연이 버리고 간 것도, 길고양이는
알뜰히 재활용합니다. 뭐든 깔고 앉기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엉덩이가 따끔따끔한 돌바닥보다는, 낙엽으로 된 방석처럼
뭔가 중간에 완충 장치가 있어야 편할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길고양이는 재활용의 명수인가 봅니다.
개미마을 꼬리와 셤이 가족을 만나러 가던 도중 고양이가 보여
잠시 멈춰 선 길에, 덤처럼 만난 턱시도 고양이 백비입니다.
아직은 단풍철이 아니어서, 낙엽의 비중보다 나뭇가지의 비중이
더 많은 탓에 엉덩이가 살짝 배길 것 같지만,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은신처를 만들었습니다.
턱시도 고양이는 얼굴의 까만 털이 어디까지 내려오는지에 따라
인상이 많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배트맨처럼 눈 부분만
가리는 경우가 많지만, 검은 부분이 좀 더 많아지는 경우에는
거의 올블랙 고양이와 비슷한 느낌이 되는군요. 그렇지만
하얗게 눈에 띄는 콧잔등은, 이 녀석이 '배트맨 과'로 넘어가려다 만
턱시도 고양이의 일족임을 보여줍니다. 코알라처럼 동그란
코만 하얗게 두드러진 녀석에게는 백비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 같아
그렇게 불러주고 있습니다. 이웃에 사는 다른 턱시도 녀석과
겹치지 않도록^^
어둠 속에서도 불을 켠 것처럼 빛나는 콧잔등이 귀엽습니다.
루돌프 사슴코처럼, 겨울에 만났을 때도 매우 반짝이는 녀석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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