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일을 드디어 마감하고, 오래간만에 외출할 준비를 합니다.
 
예전에는 배낭에 이것저것 넣고 다니는 게 습관이었는데, 작년에 한번 크게 앓았던 뒤로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작은 배낭을 마련해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작고 가벼워서 즐겨 쓰는 배낭인데, 이날은 스밀라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밀라가 버티고 나오지 않는 걸 보고, 어머니가 재미있어하면서 가방을 빼앗는 시늉을

해 봅니다. 배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나오게 하려고 하니, 등과 배를 바닥에 딱 붙이고

힘을 주면서 나오려고 하지 않네요. 스밀라의 표정에도 고집스런 마음이 묻어납니다.



조그만 배낭이라 몸이 다 올라가지도 않는데, 마냥 좋다고 저렇게 누워있습니다. 

똬리 틀듯 몸을 동그랗게 말면 올라가기는 하는데, 지금은 가방을 사수하려고

뒷발을 마루에 지탱해서, 닻을 내린 배처럼 꿈쩍도 않습니다. 무심해 보이지만

실은 가방에서 좀 더 누워있고 싶은 마음이 드는 스밀라입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으니 그냥 버티는 걸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다른 방법을 써봅니다.

한쪽 발로는 가방 테두리를 꼭 붙들고 "나 잔다..." 하고 눈을 가늘게 감는 것입니다.

'잠자는 고양이는 안 건드릴 텐데...' 하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가지 않으니 "이제 그만 가 줄래? 참 눈치도 없구나" 하는 듯한 표정으로


절 올려다봅니다. 실눈 뜨고 졸린 척하던 방금 전 모습과 너무 달라서, 한번 웃고

자리를 물러나와 줍니다. 아무래도, 가방은 스밀라가 싫증나서 일어났을 때

슬그머니 치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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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파르르
    2010.12.09 09:27

    스밀라의 눈매는 볼때마다 귀여워요...ㅎ

  3. 미첼
    2010.12.09 09:36

    아...귀여워요...아...껴안고 뽑뽀하고싶어요...아...현기증나요...
    고양이들의 이런 애교어린 모습을 볼때마다 참을수 없는 귀여움을 느껴버린 나머지, 그때마다 울집똥냥이는 이 엄마의 허그와 뽑뽀어택을 받고말죠. 그게 싫으면 이렇게 귀엽지를 말던가~ 흥~ㅋㅋ

  4. BlogIcon 소춘풍
    2010.12.09 10:42

    가방사수 대작전인거 같아요. ^^
    검정색 가방이라서..털이...ㅎㄷㄷ;;
    에휴~ 털털털...ㅠㅠ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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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이제는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아요. 털을 싫어하는 분도 있지만
      저는 괜찮더라구요. 다행히 알러지가 없어서...적응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5. 얼소녀
    2010.12.09 10:44

    스밀라~~
    도도한눈매 그 눈빛에 반했단다
    ㅋㅋㅋ

  6. 유리동물원
    2010.12.09 11:38

    정말 도도한데요 ㅋㅋㅋ

  7. BlogIcon MAR
    2010.12.09 11:55 신고

    [다음 외출땐 나도 데려가~]라는거 아닐까요?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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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데려가고 싶지만, 언제나 외출은 병원에 갈 때뿐...가끔 몸줄하고 집 앞 공원에 데려가봤지만
      얼어붙어서 껌딱지가 되더라구요.

  8. 소풍나온 냥
    2010.12.09 12:14

    마지막의 스밀라 표정은 정말 ㅎㅎㅎ
    가방을 뺏을 수 없게 만드네요 ^^

  9. BlogIcon 짱똘이찌니
    2010.12.09 13:43

    사진이 너무 쨍하네요.
    저 눈빛 와우!!!!
    스밀라가 가방을 잘 지키는데요.
    저희 여름이는 저런건 안지켜요.
    먹을 것만 지켜요. ㅠㅠ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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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을 지켜야 제가 못나간다는 걸 알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가끔 고양이의 심리는
      제가 모르는 묘한 세계와 이어져있는 것 같아요.
      여름이도 고양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구요. 분수머리가 빨리 자라야 할 건데..

  10. 새벽이언니
    2010.12.09 14:34

    ㅎㅎㅎㅎ
    그래도 스밀라는 참 착해요~
    새벽이 같았으면 당장 옆구르기 하면서 손으로 덥썩잡아 물기 어택 했을겁니다;;;
    어젯밤 녀석의 발을 닦으면서 발로 채여서;; 껍닥 벗겨진데가 물 닿을때마다 쓰리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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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구르기하면서 어택-막 상상이 되는데요. 스밀라는 등을 슬쩍 문지르면 얼른 몸을 돌려서
      앞발로 탁 잡으면서 공격해요. 장난인 걸 알지만..흥분하면 가끔 발톱도 내밀더라구요.

  11. BlogIcon 권양
    2010.12.09 15:11

    고경원님께서 오랫만에 외출을 하는것이 싫었나봅니다~아긍 스밀라가 빼꼼~눈을 올려다 보는씬이 넘넘
    귀여워요 아긍~ 바쁜작업을 이제 끝내셨군요^^축하드립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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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마감하고 다 끝난 게 아니라 도판 고르고 보정하는 것 때문에 또 일주일 이상을
      허덕였답니다. 많이 지쳐서 며칠은 좀 쉬고 싶네요. 그동안 못 만난 길냥씨도 만나고 싶고...

  1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09 15:45

    아 스밀라 표정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늘 행복하게 해주는 표정이네요~
    그래도 저렇게 귀여운 고집은 언제든 환영일꺼 같아요!
    가방에 들어가지 않은 게 신기하네요^^

  13. BlogIcon 달콤시민 리밍
    2010.12.09 15:59

    쉽게 내줄것 같지가 않은데요?ㅎㅎ
    눈빛을 보면 뺏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ㅎㅎ

  14. BlogIcon 느린
    2010.12.09 17:08

    덕베군도 아빠 가방위에 자는걸 좋아했었어요 ㅎㅎ

    스밀라는 왠지 겨울고양이 같이 생겼어요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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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밀라가 눈고양이라는 생각으로 이름을 붙인 거라...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의 여주인공 이름이지요.

  15. BlogIcon Shain
    2010.12.09 18:48 신고

    오전엔 시간이 없어서 그냥 웃으면서 보다가 갔는데
    가방에 대한 집착이 대단한걸요 ^^ 스밀라.. 한 고집합니다..
    저 가방이 왜 그리 좋은걸까요...
    동거인이 가방들고 외출한다는 걸 알아서 그러는걸까요 후후
    앉은 채로 쓰다듬어주고 싶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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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을 들고 나가는 것과 외출의 상관관계를 진짜 아는 건지...가끔 신기하기도 해요.
      스밀라가 있어서 마음이 힘들 때도 많이 위로가 된답니다.
      따뜻하고 보들보들하고, 그릉그릉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고양이란 동물이 참 사랑스럽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지요.

  16. BlogIcon 샹그릴라
    2010.12.09 19:02

    스밀라를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한 카리쑤마 하는 냥이네요. 반려동물이 아니라, 상전을 모시고 사시는군요. 그래도 좋으신 모양이에요. 팔불출 소리 많이 들으시죠? ㅋㅋㅋ 스밀라 마지막에 눈 똥그랗게 뜬 사진, 넘 이뻐요. 팔불출 계속 하시와여. 저라도 팔불출 될 것 같네요. ^^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09 23: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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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돼!" 하고 단호하게 말하면 눈치채고 얼른 꽁무니를 뺀답니다.
      그래도 가방 정도는 잠시 양보할 수 있으니까^^; 스밀라가 좋아하는 거라면 그냥 두고 싶기도 하고요.

  17. BlogIcon 언알파
    2010.12.10 10:29

    아악~~표정이 너무 귀여워요!!!

  18. BlogIcon Desert Rose
    2010.12.10 10:56

    ㅋㅋㅋ 고집스럽지만 사랑스럽습니다.
    우리 토코는 알파파 하나면 고집 부리다가도 바로 먹이를 따라!!

  19. 김재희
    2010.12.10 13:58

    제대로 가방에 필이 꽂혔나보네요~~ 경원님이 양보해야 할 듯......ㅋㅋ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 을 집에서 보는데 너무 사실적이라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더군요~~
    경원님 책은 언제 나오나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0 20: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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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고와 도판을 넘기고 나면 보통 2달이 걸리니까, 아마 내년 초쯤 나오지 않을까요?
      나오면 공지하겠습니다^^ 이번에는 고양이와 예술작품에 대한 책이에요.

  20. BlogIcon Desert Rose
    2010.12.11 05:14

    스밀라의 포스는 여전하군요^^
    우리 토코도 저렇게 가만히 있으면 좋으련만...
    책이 곧 나오는군요.
    기대됩니다 ㅎㅎㅎ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1 08: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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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밀라는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면 꼭 쥐고 놓지 않아요^^
      원고 마감하고 도판 마감이 남아 있어서 이번 주 초까지 좀 힘들었습니다.
      이제 끝냈으니 며칠간은 푹 쉬고 싶네요.

  21. 아아아
    2011.01.25 02:23

    스밀라.. 너무 귀엽다... 아웅~ 너무 귀여워 ㅠㅠ 진짜 매력덩어리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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