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하고 습한 장마철이 돌아오면, 사람도 고양이도 모두 진이 빠지고 방바닥에 늘어집니다.
스밀라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든 시원한 곳으로 찾아들어갑니다. 책꽂이가 있는
베란다 방은, 차가운 시멘트 벽에 등을 대고 있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베란다 타일바닥을 찾아
엎드리고 있을 때보다는 나은 것 같아서, 스밀라가 책꽂이 있는 방으로 가겠다고 조르면
올려보내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제 마음이 바뀌어 붙잡을까 싶어 그러는지, 허둥지둥 책꽂이 위로
뛰어올라 자리를 잡고 눕는 스밀라입니다.
벽에 등을 대니 냉장고처럼 시원합니다. 곧 체온에 데워지겠지만 일단은 더위도 사라지고
견딜 만합니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으면, 눈이 스르르 감기고 잠이 옵니다.
"에취!"
문 밖에서 아버지의 커다란 재채기 소리가 들리자, 잠결에도 번쩍 고개를 들고 바깥을 살핍니다.
고양이 잠은 얕아서, 스밀라도 집안에서 나는 크고 작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앞발을 모으고 앉아 바깥 상황을 주시하는 스밀라입니다. 그러고 나서 아무 상황도 아닌 것 같다 생각되었는지
다시 얕은 잠에 빠져듭니다. 한잠 곤히 자고 나면, 지루한 비도 그치고 한낮의 눅눅한 더위도 한풀 꺾여 있을 것입니다.
시원한 곳으로 찾아들어가 즐기는 한낮의 낮잠, 고양이가 장마철 더위를 이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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