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쓰지 않고 치워두었던 TV장 자리에 놓았던 고가구인데, 짐을 싸면서 걸리적거려
나란히 붙여서 창가 쪽에 놓아두니, 스밀라가 냉큼 올라가 좋은 자리를 차지합니다.
세로로 길게 놓았던 때와 달리 양 옆으로 넓어진 바람에, 예전보다 더 눕기 편한
캣타워가 되었네요. 스밀라의 표정이 "이건 내 거야!"하고 주장하는 듯 심각합니다.
하지만 자기 땅으로 차지했다 해서 마낭 좋기만 한 건 아니지요. 내 것이 된 그 자리에서,
함께 놀아줄 사람이 있어야 더 즐거워지는 것이니까요.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진 성채는
내 것이어도 쓸쓸할 테니까요.
급기야 '고개 갸우뚱' 기술을 선보이며 무언의 압박을 합니다. '나 심심한데...안 놀아줄 거야?'
하는 표정이라는 걸 알지요.
처음에만 열광하고 한동안 심드렁했던 털뭉치 장난감을 꺼내 놀아줍니다. 장난감도 간격을 두어 놀아줘야지,
매일 같은 장난감으로 놀아주면 처음의 흥분이 덜해서 반응이 시들하더라고요. 스밀라도
오래간만의 털뭉치에 신이 났는지, 장난감을 움켜잡으려고 두 발로 서서 앞발을 휙휙 휘두릅니다.
실컷 놀고 지친 스밀라가 휴식을 취하네요. 광복절까지 이어지는 연휴 아닌 연휴가 아까워
여행이라도 잠시 다녀올까 하다가, 이번 주는 좀 쉬어줘야할 것 같은 생각에
어디도 가지 않고 가만히 집에서 뒹굴뒹굴해 봅니다. 덕분에 스밀라가 신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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