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처럼 꼭 닮은 길고양이 일호, 이호가 지내는 지붕 쉼터에, 오늘은 웬일인지
일호가 보이지 않습니다. 노랑둥이 담양이가 담담한 얼굴로 이호의 곁을 지킵니다.
살포시 팔짱 낀 모습이 앙증맞은 담양이입니다.
원래부터 여기는 내 자리였다는 듯, 이호 옆을 지킵니다.
조금은 마음이 불편한 것일까요?
급기야 자기에게 가장 익숙한 담장 위로 뛰어내리고 마는 담양이입니다.
일호, 이호와 담양이는 서로 무늬는 다르지만 평소 사이 좋게 지냅니다. 이날도 지붕이 그리 좁지 않으니
세 마리가 함께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인간의 마음으로 헤아리는 것과 고양이 마음은 같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이 오붓하게 있을 때와 셋이 있을 때의 기분은 또 다를 것 같기도 하네요.
살짝 삐쳐 혼자 담쪽으로 내려왔지만, 담양이도 곧 다시 예전처럼 잘 지낼 것을 믿습니다.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 [고양이 여행]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베개를 한 고양이, 세상 꼭대기에서 (6) | 2011.08.30 |
---|---|
어느 횟집 앞 '길고양이 급식소' 풍경 (3) | 2011.08.27 |
아기 길고양이가 겁을 상실한 이유 (9) | 2011.08.17 |
망토 두른 길고양이, 탐스러운 뒷모습 (3) | 2011.08.15 |
노랑아줌마 길고양이를 따르는 미노 (10) | 2011.08.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