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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관중을 의식하는 '길고양이 그루밍쇼'

by 야옹서가 2011. 10. 11.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 한가운데에 젖소무늬 길고양이가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섣불리 달아나지 않으면서 엉덩이를 묵직하게 내리고 앉은 자세가

뭔가 한 가지는 보여줄 기세입니다.

아니나다를까, 그루밍을 시작합니다. 까끌까끌한 고양이 혀로 꼼꼼히 몸의 먼지를 닦고 찌든 때도 벗겨내는

고양이 그루밍은, 언제 보아도 그 기술에 경탄하게 됩니다.

기분 좋게 뒹구느라 먼지가 묻었던 등허리도 고개를 휙휙 돌리고 모로 꼬아가며 열심히 그루밍을 합니다.

대로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그루밍 쇼에 관객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길고양이는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않고

자신만의 몸단장에 빠져들어 정신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주셔서...아니 관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정중한 길고양이 인사에 지나가던 행인들도 다함께 웃음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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