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너머 고양이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멍하니 앉아있던 어린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칩니다.
요즘 들어 종종 마주치는 점박이 무늬의 길고양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발돋움해 담 너머로 얼굴을 빼꼼 내밀고 눈을 마주쳐봅니다.
이때 담벼락 왼편에서 갑자기 등장한 찰리. 참견하기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 분위기입니다.
찰리가 슬그머니 엉덩이를 내리고 바닥에 눌러앉으니, 점박이도 안심한 듯 다가옵니다.
아기 고양이와 청소년 고양이의 차이는, 몸집의 크기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아기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발견하면 화들짝 놀라
스프링처럼 통통 튀어 달아나고 보지만, 청소년 길고양이는 경계심은 유지하되,
어느 정도 안전거리를 확보했다고 생각하면 이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거든요.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찰리가 점박이에게 길고양이 생활의 지혜를 전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둘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눈빛에서 그런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 [고양이 여행]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중을 의식하는 '길고양이 그루밍쇼' (7) | 2011.10.11 |
---|---|
아슬아슬, 바닷가 바위틈에 살아가는 길고양이 (9) | 2011.10.10 |
지붕 위 길고양이, '180도 목 돌리기' 신공 (6) | 2011.10.05 |
길고양이는 안중에도 없는 동네 개들 (11) | 2011.09.30 |
뭐가 그리 우습니? 요란한 길고양이 기지개 (8) | 2011.09.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