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이 길고양이 한 마리가 비탈진 동네 길을 뚜벅뚜벅 걷고 있습니다. 아직 한낮의 태양이 뜨거운 때,

고양이 등에도 후끈후끈한 햇살이 무겁게 내려앉지만 개의치 않고 제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사람의 큰 보폭으로도 숨이 차는 비탈길이지만, 고양이는 타박타박 한 걸음씩 발을 내딛으며 올라갑니다.

 


비탈 많은 산동네에는 길고양이만큼 개가 많습니다. 요즘처럼 험한 세상에 개를 풀어놓으면 누가 데려갈지 몰라,

동네 사람들은 개를 묶어놓습니다. 목줄을 끊고 개를 데려가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목줄이 이 동네에서는 유효한 듯합니다. 때문에 한창 뛰어놀고 싶은 개들은, 길목을 오가는 사람을 구경하는 게

낙입니다. 길고양이가 지나가면 얼른 큰 소리로 짖을 법도 하건만, 타박타박 느린 걸음으로 길고양이가

제 등 뒤를 지나갈 때까지도, 개는 그저 눈앞의 사람이 반가워 합죽이 같은 웃음을 짓고만 있습니다.

 
그 웃음에 붙잡혀, 길고양이 몫으로 들고 다니던 간식을 조금 떼어주고 돌아섭니다.

 
부지런히 골목으로 접어든 삼색 길고양이는, 집 앞에 누워 한가로이 쉬던 다른 개와도 눈이 마주칩니다.

잠시 우뚝 서서 서로 눈빛을 교환합니다. 큰 소리로 컹컹 짖으며 뒷발로 서서 고양이를 보고 

짖을 것만 같던 흰 개였지만, 무심한 까만 눈만 뒤룩거리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멀어질 때까지도 그저 약간 몸만 일으켜 그 뒷모습을 바라볼 뿐입니다. 산동네 개들에게 길고양이는

그저 동네 풍경의 일부일 뿐입니다. 호들갑떨며 짖을 일도, 쫒을 일도 없습니다.



아무도 자기 뒤를 따라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다음, 길고양이는 뚜벅뚜벅 제 갈 길을 갑니다.

오늘 하루 배를 채울 먹을 거리를 찾아서,
어느 집에선가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먹다 남은 생선 부스러기라도 있기를 바라면서. 

  1. 새벽이언니
    2011.09.30 10:47

    이건 나름의 공존이랄까요..

  2. BlogIcon 여인네
    2011.09.30 15:54

    아이들의 고단한 생활을 보는것 같네요...
    그나마 생선쪼가리라도 발견하면 다행이겠죠...


    처음 보이는 강아지의 표정이 익살스러워보입니다.

  3. 겸손해요
    2011.09.30 18:06

    보통 강아지가 보이면 달려서 도망가던데 삼색냥이는 쿨하게 턴해서 가네요 ㅎㅎ

  4. 겸손해요
    2011.09.30 18:06

    보통 강아지가 보이면 달려서 도망가던데 삼색냥이는 쿨하게 턴해서 가네요 ㅎㅎ

  5. BlogIcon 권양
    2011.10.01 09:11

    동네풍경의 일부분..이란 말이 참으로 마음에 다가옵니다.^^

  6. BlogIcon 소인배닷컴
    2011.10.01 10:47 신고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같이 잘 살고 있네요. :)

  7. 고돌칠미키
    2011.10.01 15:38

    삼색이의 뒤태가 무지 튼실해보입니다~~ㅎㅎㅎ
    잘 살아남아 다행이고 동네 풍경이 정겨워서 마음이 푸근합니다.
    견의 미소가 웬지 따뜻하게 느껴져요.

  8. 복남이
    2011.10.01 20:15

    첫번째 복실이는 정말 웃고있는게 틀림없어보입니다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나봐요...
    묶여있는 개들도 참 안쓰러워요 자유롭게 뛰어놀고 싶을텐데...
    그런면에서 보면 오히려 자유로운 길고양이가 더 낳은 삶인지도 모르겠네요

  9. 정재상
    2011.10.02 19:29

    첫번쨰 강아지를 보고 깜짝 놀랐네요.. 어쩜 저렇게 해맑게 웃을수 있을까요...
    그런데 목줄도 끊고 개를 가져가다니... 그건 너무한것 같네요..
    여기는 풀어놔도 아무도 안데려가는데....
    생선쪼가리를 찾아 떠나는 고양이가 쓸쓸하네요...

  10. BlogIcon 범서
    2011.10.21 23:19

    이 포스는 뭔가요~
    이길에서는 짱먹어도 될듯...

  11. 야옹다옹
    2011.12.03 17:25

    개는 떠돌이개라고 하지요.. 떠돌아다니는 개는 아이들에게나 행인들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신고 들어가고 구청 등에서 데려가죠
    반면에 길고양이들은 크게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숨어 버리니 많이 다니는 거라고 해요
    목줄 끊고 주인있는 개를 가져가는 것은 개도둑놈이고요
    여하튼 아이들 모습이 보기 좋네요

★ 길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응원 감사드려요~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