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도 모르게 낯선 골목으로 흘러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어쩐지 그쪽으로 가고싶어져서 골목을 따라 접어들다보면, 달팽이 껍데기 맨 안쪽의

주름진 좁은 골방처럼 깊숙한 곳에, 길고양이의 안식처가 눈에 띄곤 합니다.  

오늘은 어린 길고양이 네 마리가 서로의 몸에 턱을 기대고 있다가, 깜짝 놀라

낯선 방문객을 바라봅니다.

후다닥, 소리와 함께 방금 전까지 스티로폼 위에 누워있던 녀석들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립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알고 있습니다. 큰일났다, 인간이다 하고 달아난 것을요.

 

그래도 달아났던 한 녀석은 호기심에 다시 얼굴을 내밀고 이쪽을 바라봅니다.

어딘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 문득 카메라에서 눈을 떼어 보니, 이 모든 것을 가만히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어미 고양이일 것입니다. 근심스런 눈빛이 

금빛 눈동자 속에 담겨, 얼른 자리를 피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골목에서 태어난 고양이들은 금세 엄마 고양이처럼 어른이 될 것이고, 흔적없이 숨었던 그 모습처럼

언젠가는 골목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1. 푸름이
    2011.09.28 12:20

    아.. 이사를 가자고 다들 그러는데 길냥이녀석들이 맘을 너무 아프게합니다 나쁜 사람들이 있어 더 걱정이네요 이녀석들..매일 밥을 달라고 할텐데요 걱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진 속의 어미냥이 모습이 애잔합니다

  2. 새벽이언니
    2011.09.28 16:51

    생로병사가 골목 끝에 있군요
    쯥....

  3. BlogIcon 소인배닷컴
    2011.09.28 17:46 신고

    헛.. 골목에...
    저희 동네도 고양이들이 참 많은데, 이제는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도 않더라구요.
    옆에서 그냥 퍼질러서 자는 녀석들이 많습니다.

  4. 겸손해요
    2011.09.28 18:08

    어미 눈을 보니 자기 새끼 사랑하는 마음이 보이네요.. 한번은 아파야 길에서의 인생인데.. 많이 크게 말고 작게만 아프고 평생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5. 겸손해요
    2011.09.28 18:08

    어미 눈을 보니 자기 새끼 사랑하는 마음이 보이네요.. 한번은 아파야 길에서의 인생인데.. 많이 크게 말고 작게만 아프고 평생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6. 2011.09.28 22:16

    비밀댓글입니다

  7. BlogIcon 권양
    2011.10.01 09:13

    아고..꼬물이들..사실 사람을 잘 피하는 길고양이들이 오히려 고마운 요즘입니다 ㅠ,ㅠ

  8. 당이
    2011.10.02 01:07

    휴우.. 마지막 글귀에 마음이 아픕니다.. 이렇게 길에서 태어나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길고양이 인생.... 이들이 더 행복할 순 없는걸까요~~~ 항상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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