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고양이들의 일족인 찰리가 어슬렁어슬렁 나타나 이쪽을 관망하고 있습니다.
몸빼바지를 입은 듯 통통한 허벅지가 매력인 찰리.
조심스런 눈으로 이쪽을 향해 눈길을 돌립니다.
빼꼼 내다보다 별일 없을 것 같다고 마음을 놓았는지
슬그머니 뒷다리를 내려놓고 앉더니, 식빵 자세를 취합니다.
고양이가 어느 정도 편한 마음이 되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때의 표정은
특별한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이쪽을 힐끔 보는 찰리의 조심성이 엿보입니다.
도망갈까, 머물러 있을까 사이의 짧은 갈등이 끝난 얼굴은 편안해 보입니다.
한쪽 눈을 감고 다른 쪽 눈도 마저 감으려다가, 한쪽 눈만 실눈을 뜨고
조심스럽게 다시 이쪽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수줍은 윙크를 날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두근두근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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