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스밀라가 놀아달라며 보채는 일이 잦아집니다. 오늘은 회사도 안 가는 줄 뻔히 아는데
얼른 나와서 놀아주고 쓰다듬어주라는 것입니다. 잽싸게 나오지 않으면 스밀라가 직접 문을 벌컥 열고
방으로 쳐들어오기도 합니다. 팔힘이 어찌나 센지, 문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으면 스스로 충분히 열곤 하네요.
빵끈 꼬아놓은 것을 던지며 놀아주면 좋아하는데, 가끔 환자를 너무 달리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
'오늘은 여기서 그만~' 하고 벽에 기대어 쉬게 합니다. 스밀라가 너무 좋아하기에 계속 빵끈으로 축구하기를
거듭했더니, 너무 뛰어서인지 숨을 할딱할딱 몰아쉬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 정도로 가기 전에
멈추는 것이지요. 이사 온 집의 붙박이 신발장 옆에 거울이 있는데 거기가 시원한지 머리를 기댑니다.
거울에 머리를 기댄 스밀라 얼굴을 보니 장난기가 동합니다. 늘 혼자여서 때론 심심해 보이는 스밀라에게
거울로나마 쌍둥이 고양이를 만들어주고 싶어집니다.
차가운 거울 속 친구가 아닌, 따뜻한 온기를 지닌 고양이 친구가 옆에서 기대 준다면 스밀라도 좋아할까요?
아니면 혼자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이 스밀라에게는 더 좋을까요? 스밀라에게 물어보지 못하니
저도 늘 마음속으로만 궁금해 합니다. 거울속 고양이처럼 쌍둥이는 아니어도, 영혼의 짝이 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거울 속에서 동그란 눈을 뜨고 이쪽을 바라보는 고양이가 스밀라에게 답을 전해준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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