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찾아 계단 많은 골목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무릎이 시큰시큰해지곤 합니다.
계단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무릎에 더 큰 하중이 간다고 하죠. 올라갈 때는 조심조심 발끝에 힘을 주고
올라가지만, 내려갈 땐 저도 모르게 타박타박 힘을 풀고 걷게 되어 더 그런 것 같아요.
사람 발에도 높은 계단인데 고양이에게는 어떨까 싶지만, 개의치 않고 통통 뛰어내려갑니다.
그러나 마음 급한 길고양이 앞발을 붙들어놓는 것이 있으니, 계단 한가운데 가로지른 나뭇가지입니다.
입술을 부비부비하며 제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멈추고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얼굴을
열심히 부벼봅니다.
그러다 저와 눈이 딱 마주치고는 이쪽을 의식하며 한동안 동작을 멈추네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모습은
작아서 표정을 잘 알 수 없지만, 집에 와서 사진을 풀어보면 재미난 순간이 있었구나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한달음에 돌계단을 뛰어내려온 고양이, 다시 새로운 목표물을 찾아 지긋한 눈길로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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