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산책 중에 만난 길고양이가 따뜻한 볕을 즐기며 화분에 앉아 있습니다. 까칠한 마른 풀 옆에 자리를 잡더니

킁킁 냄새를 맡아봅니다. 마른 풀에서는 아직 겨울 냄새가 날 텐데, 고양이는 무슨 냄새를 맡을지 궁금해집니다. 

 냄새를 맡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혀를 낼름 내밀어 맛을 봅니다. 남아 있는 풀의 모양새로 보아

고양이들이 즐겨먹는 고양이풀 같지는 않은데, 고양이에게는 평소 맛보던 맛이 아니어서 더 호기심이 생긴 모양입니다.  

 

저때만 해도 그냥 마른풀 줄기에 턱을 몇 번 긁고 말겠거니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길고양이. 

급기야 "앙!"하고 입을 크게 벌려 마른 풀줄기를 아작아작 씹어버립니다.

 

꽤 흐뭇한 얼굴로 오랫동안 풀을 씹고 있는 걸 보니 "간식은 이렇게 바삭바삭한 것이 제맛이지" 하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사람이 먹는 간식도 눅눅하면 맛이 없잖아요. 고양이도 사료가 눅눅해진 것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먹지 않는데

간식으로 즐기는 풀 역시 바삭바삭 잘 말라야 좋아하는 듯하네요. 길을 가다보면 가끔 이렇게 풀 먹는 고양이를 볼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풀을 먹는 건 배가 고파서라기보다는, 위 속의 헤어볼을 잘 토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본능적 행동이라고 하네요.

 

고양이는 제 털을 혀로 핥아 단장하는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삼키게 되는데, 이 털이 조금만 있을 때는 괜찮지만  

위 속에 오랫동안 뭉쳐 있을 때는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털을 토하는데, 토해놓은 모습을 언뜻 보기에는

고양이 똥과 비슷하게 길쭉한 모양으로 보입니다.  이런 털 덩어리를 헤어볼이라고 하지요.

 

언제 풀을 씹었냐는 듯 새침한 얼굴로 딴청 부리는 길고양이. 맛있는 간식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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