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방문을 열었더니 스밀라가 기다렸다는듯이 거실로 쪼르르 달려나간다.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코를 들이밀고, 그러다 먼지가 코에 들어가 재채기를 하면서도 계속 탐색한다. 책꽂이로 폴짝 뛰어올라, 창밖을 빤히 보는 스밀라.
스밀라 앞에 바짝 다가앉아 눈을 들여다본다. 나비 날개를 손으로 만지면 고운 반짝이 가루가 묻어나오는데, 스밀라의 눈도 그렇다.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홍채를 둘러싼 옥색 물결이 나비 날개처럼 반짝거린다. 한동안 고양이를 왜 나비로 부를까 하고 궁금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겠다. 고양이 눈 속에 나비 날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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