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기사 | 칼럼/박물관 기행

삼성어린이박물관

by 야옹서가 2005. 8. 11.
 

[주간한국/ 2005. 8. 11]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고민이 늘어난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토ㆍ일요일 이틀을 연이어 쉴 수 있게 되면서, 가족들로부터 끊임없는 ‘외출 압박’을 받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바야흐로 여름휴가철로 접어들고, 각급 학교의 여름방학 철이 돌아오면서 아이들은 집밖으로 나가고 싶어 안달이다. 하지만 어린아이들과 피곤하지 않게 놀러 다니기란 쉽지 않은 노릇. 이럴 때 유용한 곳이 삼성어린이박물관(www.samsungkids.org) 이다.
 

1995년 5월 5일에 개관해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삼성어린이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어린이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의 박물관이라면 아이들이 금방 싫증을 내고 집에 가자며 칭얼대기 일쑤지만, 체험박물관을 표방하는 이곳에서는 36개월~12세 이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체험식 전시가 준비되어 있다. 2호선 잠실역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즐거운 체험식 어린이박물관
특히 총 4개 층에 달하는 전시 공간에서 실제로 만져보고 작동하며 즐겁게 놀이하듯 학습할 수 있는 점은 삼성어린이박물관의 큰 매력이다. 먼저 1층에 들어서면 입구 오른편으로 도넛으로 만든 안경, 바게트 빵과 아이스크림 콘으로 만든 연필, 웨하스로 만든 거북선을 비롯한 과자로 된 조형물이 전시되어 박물관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본격적으로 전시 공간이 시작되는 2층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특별기획전 ‘우리 집은 공사중’이다. 뼈대만 설치되어 있는 2층 주택을, 기와지붕에서부터 벽돌, 창문, 욕실 타일에 이르기까지 직접 끼워 넣으며 집을 완성하는 건축놀이 전시다. 아이들의 몸에 맞는 안전모와 작업조끼도 마련되어 있고, 1층에서 2층까지 벽돌을 담아 나를 수 있는 기중기까지 설치되어 실제 건축 현장에 온 듯 실감나는 놀이를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도 어두운 동굴 모양의 방에 설치된 ‘박쥐의 세계’ 전시도 재미있게 볼 만 하다. 흔히 편견을 갖기 쉬운 박쥐에 대한 정보를 실감나게 알려주고, 박쥐가 듣는 소리, 박쥐처럼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보기 등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쥐 전시관 바로 옆에 위치한 ‘그림동물원’ 에는 장욱진, 김기창,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이만익 등 한국 근ㆍ현대 화가 9명의 복제본 작품을 활용한 그림 전시를 체험해볼 수 있다. 화강암처럼 단단한 질감으로 그려낸 박수근의 ‘고양이’ 그림을 양각한 동판 위에 종이를 문질러 고양이 그림을 기념으로 받아갈 수도 있다.

특히 장욱진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풍경을 재구성한 공간은 아이와 함께 숨바꼭질하며 사진 찍기 좋은 곳. 전시장 한 가운데 자리한, 재활용품으로 만든 십이지 동물상도 익살스럽다.

에듀테인먼트의 정수 보여주는 공간 구성

2층에 전시된 상설체험공간이 전시 위주의 곳이었다면, 3층과 4층 체험공간은 좀 더 놀이공간에 가깝다. 특히 여름철을 맞아 시원한 물과 함께 일상 속 과학 원리를 발견해보는 ‘워터 엑스포Ⅱ’는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쳤을 아이들에게 가장 신나는 공간이다. 펌프를 직접 작동해 물을 뿜어 나오게 하거나, 물의 힘으로 공을 움직이는 등 스스로 주체가 되어 전시물을 작동해보면서, 아이들은 작지 않은 즐거움을 느낀다.

또한 화폐의 역사를 아우르면서 각종 체험을 병행하는 ‘화폐 여행’ 코너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 중 하나다. 아이들에게 경제 관념을 심어줄 수 있어 유용한데, 특히 카드도 돈인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세워 놓은 전시물은 압권이다. 높이가 1m쯤 되는 거대한 지갑 모형을 열면, 역시 거대하게 확대된 버스카드, 신용카드 등이 들어있기 때문.

카드 결제 단말기에 신용카드 모형을 갖다 대거나, 버스카드 모형을 버스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면 실제로 결제하는 것처럼 음성안내가 나와 즐겁게 한다. 심지어 버스카드는 카드를 단말기에 갖다 댈 때마다 잔여금액이 줄어드는 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 섬세함이 놀랍다. 이밖에도 세계 각국 화폐에 그려진 도안을 감상하거나, 직접 돈에 그리고 싶은 도안을 선택해 디자인해볼 수 있다.

피자도 만들고 노래도 부르는 체험프로그램
상설 및 특별전 관람도 즐거움이지만, 삼성어린이박물관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기려면 각종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프로그램에 따라 무료 혹은 3,000원 내외의 참가비를 내면 된다. 간소한 방송장비를 갖춘 어린이방송국에서는 분장, 악기 연주, 신체표현 등과 더불어 통합교육 프로그램 ‘키즈놀이스쿨’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매주 일요일에는 멀티슬라이드 쇼, 1인극 공연, 인형극, 춤 공연, 음악회 등 가족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린다.

조형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라면 2층에서 진행하는 아트 워크숍에 참여하면 좋겠다. 일반 관람객 프로그램의 경우 평일 오후 4시에는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주말이나 방학 기간에는 재료비 정도의 저렴한 참가비를 내고 참여할 수 있다. 피자나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보기, 피사의 사탑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눈을 잡아끈다.

삼성어린이박물관에서는 쾌적한 관람을 위해 입장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지 않으면 박물관 코앞까지 가서 입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예매는 카드결제로만 가능하다.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라면, 주말 하루 날을 잡아 저렴한 놀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어린이박물관에 들러 보자. 휴가비 걱정, 바가지 요금 걱정 없이 시원한 박물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다 보면, 어른들도 어느새 아이 마음이 된다.

* 관람요금 중학생 이상 5,000원, 36개월 이상 아동 6,000원, 12개월~36개월 아동 2,000원
*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마감 4시), 매주 월요일ㆍ설날/추석 당일 휴관
* 비고사항 12개월 미만 무료, 오후 2시 이후 입장시 단체요금 3,000원
* 문의전화 02-2143-3600


'취재기사 | 칼럼 > 박물관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자기박물관  (0) 2005.08.29
국악박물관  (0) 2005.08.17
호림박물관  (0) 2005.07.28
한국카메라박물관  (0) 2005.07.21
중남미문화원 병설박물관  (0) 2005.07.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