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대상을 찍는데도, 왜 내 사진은 항상 이 모양일까?’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막샷’만 남발하는 사람들이 늘 하는 고민이다. 작심하고 사진을 배워볼까 싶어 입문서도 뒤적여 보지만, 잘 만들었다고 소문난 책이 한눈에 이해되지 않을 때면 난감하다. 이런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다면 ‘나의 첫번째 사진책’을 한번 들여다보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표지의 ‘쫄지 마라!’는 문구처럼, 제목부터 은근히 안도감을 준다.
1989년 한겨레신문사 사진기자로 입사해 현재 ‘한겨레21’ 사진팀장으로 재직 중인 필자는, 흔히 사진 입문서에서 구구절절 나열하는 이론 부분은 간략히 짚고 넘어간다. 난해한 이론에 골머리를 앓다가 사진 배우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다. 셔터 스피드, 조리개, 적정 노출, 심도 등 기본 개념을 설명하긴 하지만, 가벼운 ‘몸 풀기’정도다.
이론 부분을 대폭 줄이는 대신, 2003년부터 인터넷 한겨레에 개설한 ‘곽윤섭 기자의 사진클리닉’에서 3000여 건의 사진 상담을 하며 반복된 사진의 문제적 유형과 좋은 사진의 유형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잘 찍은 사진만 열거하는 화보집 형식을 포기하는 대신,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느낌 있는 사진과 그렇지 못한 사진의 차이를 비교해 보여주는 형식은 유용하다.
이를테면, 안면도의 해변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진이 어딘지 허전해 보이는 이유에 대해 필자는 “이미지는 있지만 메시지로 승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바로 아래에 대조적으로 ‘느낌 있는 사진’을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아래 사진은 안면도 해변과 마찬가지로 황량한 한강시민공원 풍경이지만, 얕게 깔린 눈 위로 자동차가 지나간 두 줄기 흔적에 시선이 모이면서, 그 길을 밟고 지나가는 세 사람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관광엽서 사진처럼 멋있는 풍경이 아닐지라도 ‘보는 이를 상상하게 만드는 사진’으로 변신하는 까닭을 수긍할 수 있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사진 입문서
필자는 각 장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에게 간단한 과제를 던진다. 마치 지면으로 받는 사진클리닉 수업 같은 느낌이 드는 대목들이다. 예컨대 촬영할 때 눈높이의 높고 낮음을 달리해 새로운 사진을 찍어보길 권유하면서, ‘한 살 꼬마의 눈높이에서 본 우리 동네’와 같이 손쉽게 실천해볼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는 식이다.
이런 경우 놀이터의 땅바닥 위에 카메라를 놓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놀이기구 위에서 찍을 수도 있고, 딱 한 살짜리 아이의 키만한 높이에 삼각대를 세우고 찍을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렇듯 독자들이 상상하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게 만든다.
그렇다고 필자가 무조건 숙제만 내주는 엄한 선생님은 아니다. 직접 눈높이를 바꿔가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굳이 잘 찍은 A컷 사진뿐 아니라, 무게 잡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B컷 사진도 함께 보여주어 시행착오의 과정까지 알 수 있다. 마치 친한 사진동호회 선배가 세심하게 사진을 가르쳐주듯, 친근감이 넘치는 구성 역시 사진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굳이 디지털카메라를 사지 않아도 웬만한 휴대전화에 기본으로 카메라가 딸려 나오는 세상이니, 바야흐로 ‘전 국민의 사진가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막샷’에서 벗어나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을 때, 그러나 두껍고 어려운 사진 서적은 부담스러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 다니며 볼 수 있는 책이다.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막샷’만 남발하는 사람들이 늘 하는 고민이다. 작심하고 사진을 배워볼까 싶어 입문서도 뒤적여 보지만, 잘 만들었다고 소문난 책이 한눈에 이해되지 않을 때면 난감하다. 이런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다면 ‘나의 첫번째 사진책’을 한번 들여다보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표지의 ‘쫄지 마라!’는 문구처럼, 제목부터 은근히 안도감을 준다.
1989년 한겨레신문사 사진기자로 입사해 현재 ‘한겨레21’ 사진팀장으로 재직 중인 필자는, 흔히 사진 입문서에서 구구절절 나열하는 이론 부분은 간략히 짚고 넘어간다. 난해한 이론에 골머리를 앓다가 사진 배우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다. 셔터 스피드, 조리개, 적정 노출, 심도 등 기본 개념을 설명하긴 하지만, 가벼운 ‘몸 풀기’정도다.
이론 부분을 대폭 줄이는 대신, 2003년부터 인터넷 한겨레에 개설한 ‘곽윤섭 기자의 사진클리닉’에서 3000여 건의 사진 상담을 하며 반복된 사진의 문제적 유형과 좋은 사진의 유형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잘 찍은 사진만 열거하는 화보집 형식을 포기하는 대신,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느낌 있는 사진과 그렇지 못한 사진의 차이를 비교해 보여주는 형식은 유용하다.
이를테면, 안면도의 해변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진이 어딘지 허전해 보이는 이유에 대해 필자는 “이미지는 있지만 메시지로 승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바로 아래에 대조적으로 ‘느낌 있는 사진’을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아래 사진은 안면도 해변과 마찬가지로 황량한 한강시민공원 풍경이지만, 얕게 깔린 눈 위로 자동차가 지나간 두 줄기 흔적에 시선이 모이면서, 그 길을 밟고 지나가는 세 사람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관광엽서 사진처럼 멋있는 풍경이 아닐지라도 ‘보는 이를 상상하게 만드는 사진’으로 변신하는 까닭을 수긍할 수 있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사진 입문서
필자는 각 장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에게 간단한 과제를 던진다. 마치 지면으로 받는 사진클리닉 수업 같은 느낌이 드는 대목들이다. 예컨대 촬영할 때 눈높이의 높고 낮음을 달리해 새로운 사진을 찍어보길 권유하면서, ‘한 살 꼬마의 눈높이에서 본 우리 동네’와 같이 손쉽게 실천해볼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는 식이다.
이런 경우 놀이터의 땅바닥 위에 카메라를 놓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놀이기구 위에서 찍을 수도 있고, 딱 한 살짜리 아이의 키만한 높이에 삼각대를 세우고 찍을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렇듯 독자들이 상상하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게 만든다.
그렇다고 필자가 무조건 숙제만 내주는 엄한 선생님은 아니다. 직접 눈높이를 바꿔가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굳이 잘 찍은 A컷 사진뿐 아니라, 무게 잡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B컷 사진도 함께 보여주어 시행착오의 과정까지 알 수 있다. 마치 친한 사진동호회 선배가 세심하게 사진을 가르쳐주듯, 친근감이 넘치는 구성 역시 사진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굳이 디지털카메라를 사지 않아도 웬만한 휴대전화에 기본으로 카메라가 딸려 나오는 세상이니, 바야흐로 ‘전 국민의 사진가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막샷’에서 벗어나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을 때, 그러나 두껍고 어려운 사진 서적은 부담스러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 다니며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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