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좀 뜸하다 싶더니, 밀레니엄타워 고양이들에게 새 가족이 생겼다. 새끼를 낳고 키우느라 꼼짝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며칠 전 오후 7시 좀 넘어서 들러보니, 흰 바탕에 황토색 무늬의 아깽이가 혼자 뛰어놀고 있었다. 태어난 지 한두 달 정도 되었을까. 그런데 아직 어려서인지, 부모들과는 달리 경계심이 많다. 밀레니엄 고양이들의 특징은 사람의 관상을 보고, 자기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는 게 아니거나, 뭔가 먹을 것을 주려는 것 같으면 꿈쩍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 녀석은 아직 그런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나보다. '두발 짐승이 가까이 오면 무조건 튀어!'라는 것이 이 녀석의 1차적인 생존요건인 것이다. 내가 부시럭거리면서 카메라를 주섬주섬 꺼내는 동안 이 녀석은 먼저 훌쩍 도망가 버렸다. 가만 보니 검은색 위주의 삼색 아깽이도 한 마리 있는 것 같더만. 눈치없는 애들이 화단 위까지 올라와서 "고양이다!'"하고 소리를 빽 지르는 바람에 그나마 멀찍이 서서 관망하던 녀석이 아예 시야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ㅅ-
어두워서 감도를 최대한 높여 찍었지만, 너무 멀고 흔들리기까지 해서 흐릿하다. 꼭 CCTV로 찍은 범죄자 사진 같다. 하지만 아깽이의 발견을 기록하는 의미에서 붙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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