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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길고양이와 음식점의 관계

by 야옹서가 2005. 10. 16.
밀레니엄타워 화단 뒤편 음식점에서 생선구이 남은 것을 화단 쪽에 놓아둔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한 바 있지만, 음식점 주인과 고양이가 교감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은 불과 며칠 전 일이다. 화단 뒤편에는 고양이 밥그릇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화단의 나무가 좀 뜸한 자리마다 고양이가 머리를 내밀고 있다. 가운데 심령사진화한 고양이는 몇달 전 금색 탑 앞에서 도도하게 서 있던 삼색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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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흰고양이가 눈치보는 듯한 시선으로 슬쩍 올려다 본다. 이때까지만 해도 울지 않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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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아주머니를 발견한 순간 서둘러 화단 밖으로 나오면서 야옹야옹 울어댄다. 종종 먹을 것을 갖다주는 아주머니 얼굴을 외운 것이다.뭔가 말을 하려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력하게 들었다. 흰고양이는 자기 방식으로 아주머니를 반기고 있었다.

내가 사진 찍는 걸 유심히 보던 음식점 아주머니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양이 사진에 아주머니 얼굴이 함께 찍혔는데 혹시 누가 될까 해서 흐리게 처리했다. 흰고양이와 같이 사는 검은 삼색고양이도, 황토색 줄무늬 고양이도 친부모가 아니라고 한다. 원래 어미고양이가 있었는데, 새끼 두 마리만 데리고 어딘가로 사리졌던가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 녀석만 혼자 남았는데, 이웃 길고양이(왠지 아주머니 고양이들이라고 불러야할 것 같다. )들이 거둬 먹이고 돌봐서 저만큼 컸다고 한다. 뜬금없이 젖동냥으로 자랐다는 심청이도 생각나는데 하여간...
아주머니는 흰고양이를 '고비'라 부르고, 검은 삼색고양이는 '부비'라고 부른다. 고비란 이름의 유래는 잊어버렸고, 부비는 부비부비 하면서 잘 따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란다. 부비는 새끼를 가졌는지, 몸 상태가 좀 무겁거나 좋지 않아 보인다는 아주머니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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