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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매력만점 고양이의 애교점

by 야옹서가 2009. 2. 19.
애교점, 왕서방점, 카레반점, 짜장뱐점...이게 다 무슨 점이냐고요? 바로 고양이 얼굴의 독특한 무늬를 가리키는 별명이랍니다. 토종고양이의 매력은 다양한 얼룩무늬에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 중에서도 얼굴 부위에 있는, 점처럼 조그만 얼룩들은 고양이에게 개성을 부여하는 독특한 포인트가 된답니다. 

가끔 고양이에 관한 글을 쓰다보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쓰는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세요. 예전에 '식빵 굽는 고양이들'에 대한 글을 올렸을 때, 진짜로 고양이들이 식빵을 굽는 줄 알고 "근데 식빵 굽는 고양이는 어딨어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셨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고양이 집사'들이 쓰는 고양이계의 용어를 틈틈이 정리해볼까 하는데요, 오늘은 크기와 무늬, 색깔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고양이 얼굴의 점 이야기를 써 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 얼굴의 점을 가리켜 재미난 별명을 붙이는데요. 특히 코나 주둥이 근처에 좀 큼직한 노란색 반점이 있으면 '카레 묻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예로 까만색 얼룩점이 있으면, '짜장 묻었다'고도 하죠. 사실 고양이는 카레나 짜장면을 먹지 않지만, 카레 그릇이나 짜장면 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열심히 핥아먹다 들켜서 황급히 고개를 들었을 때의 상황을 연상하면 웃음이 나서, 고양이의 카레점이나 짜장점을 좋아합니다.   

길에서 만난 어린 고양이가 책상다리 하고 앉은 제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서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코에 좀 큼직한 짜장점이 있군요. 이런 짜장점이 좀 더 커져서 몸의 여러 군데에 나 있으면, '젖소 고양이'라고 부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젖소 무늬와 비슷하니까요.


카레반점의 짤방으로는, 얼마 전 소개해드렸던 억울냥입니다. 콧잔등 부분에 카레반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점보다는 조금 큰 무늬이지요.

고양이 얼굴의 점을 무늬나 색깔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크기나 형태에 따라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 고양이의 얼굴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조그맣고 귀여운 애교점이 있네요. 앞머리 얼룩을 보면 그냥 평범하기만 한 5대5 가르마의 얼룩고양이인데, 붓으로 살짝 점을 찍은 듯한 볼의 애교점 덕분에, 더 새침하고 도도해 보입니다. 길고양이답지 않은 깨끗한 얼굴에 콕 박힌 점 하나가 하얀 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군요. 

애교점이 '보이는 듯 마는 듯' 사람의 마음을 살살 녹이는 조그만 점이라면, 우직해 보이는 '왕서방점'도 있습니다. 이 고양이는 목줄과 인식표가 있는 걸로 보아 외출고양이인 듯합니다. 콧잔등에는 세로로 긴 카레반점이, 볼에는 다소 큰 얼룩점이 있네요. 애교점보다 조금 더 크고, 어쩐지 아저씨 같은 느낌의 점을, 저는 왕서방점이라고 부른답니다. 카레나 짜장과 달리, 어디까지나 제가 임의로 붙인 별명이니 어디에서나 같은 의미로 통하는 말은 아니지만요, 고양이의 성격을 연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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