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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키로 그려 본 잠자는 고양이 스밀라가 동그란 털방석 모양으로 앞다리에 얼굴을 기대고 잠들었다. 현관문 입구에 김치 포장 스티로폼상자 2개를 치우지 않고 뒀더니, 며칠 전부터 그 위를 캣타워처럼 점령하곤 했다. 차마 상자를 치우지 못하고 코트를 깔아줬더니 아예 그곳이 스밀라의 지정석이 됐다. 아침부터 밤까지 밥 먹을 때랑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고는 늘 껌딱지처럼 누워있다. 사진을 찍어줄까 하다가, 며칠 전에 새로 산 수첩이 있어서 스밀라를 그려봤다. 앞으로 쭉 뻗은 두 팔을 쿠션 삼아 얼굴을 살며시 기댄, 짱구 이마의 옆얼굴이 사랑스럽다.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구독+해 보세요. 2010. 4. 13.
안테나 수염을 치켜세운 고양이 고양이 관련 원고 청탁이 들어와 스밀라 사진을 고르다, 이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2008년 5월의 스밀라. 벌써 2년 전 모습인데, 시간이 그만큼 흘렀다는 걸 실감하기가 어렵다. 슈렉고양이 눈매처럼 까맣고 동그란 동공도 예쁘지만, 이렇게 고양이스러운 느낌의 칼눈도 좋다. 고양이란 종족의 특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 같아서. 수염이 안테나처럼 하늘을 향해 솟은 걸 보면, 뭔가가 스밀라의 관심을 강하게 잡아끈 모양이다. 고양이 수염은 단순히 장식으로 달린 건 아니고 촉각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기능이 있어서, 감각을 느끼는 더듬이 역할을 한다. 수염 사이로 스쳐 지나는 공기의 움직임까지도 잡아내려고 고개를 쑥 뺀 모습이 천상 호기심 많은 고양이스럽다. 나이를 먹을수록 고양이는 만사에 심드렁해지는데, 스밀라는 처.. 2010. 4. 9.
보면 볼수록 속상한 고양이 탈모증 아직 스밀라는 아가씨뻘 되는 나이인데, 때이른 고양이 탈모증을 지켜보는 맘이 내내 편치가 않다. 평소와 조금이라도 다른 변화가 보이면 또 뭔가 잘못됐나 불안하고 일이 손에 안 잡히는데,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게 탈모 증세다. 목 주변의 털만 집중적으로 빠지는 걸로 봐서는 봄맞이 털갈이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털 빠진 자리의 피부가 거뭇해지면서 먼지처럼 작고 까만 점 같은 게 빽빽하게 생기고 있다. 손으로 힘줘 닦아내면 떨어지는 것 봐서는 모공에 생기는 딱지나 블랙헤드 같기도 하고 혹시 곰팡이성 피부병인가 싶어서 저번 정기검진 때 추가검사도 했는데 곰팡이성 피부병은 아니라 하고,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병원에서도 확실한 답이 없다. 물건 포장할 때 쓰려고 둔 비닐캡 포장지에 스밀라가 슬그.. 2010. 4. 1.
스밀라의 신부전 합병증, 고칼슘혈증 스밀라의 고칼슘혈증이 의심되어서 혈액검사를 외부로 보냈는데 일시적인 칼슘 수치 증가가 아니라 진성 고칼슘혈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확한 원인을 찾으려면 고캴슘혈증을 제어하는 호르몬제가 포함된 약을 먹이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고칼슘혈증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일단 스밀라는 신장이 안 좋기 때문에 생기는 합병증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칼슘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조금 높은 수치인데, 사람의 고칼슘혈증은 심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고 하니 스밀라도 방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참고 링크] http://cd.encyber.com/search_w/ctdetail.php?gs=ws&gd=&cd=&d=&k=&inqr=&indme=&p=1&q=malign&masterno=14833&.. 2010. 3. 18.
일광욕을 즐기는 고양이 스밀라가 아침 급식을 마치면 꼭 앉아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베란다 창 아래 기댈 만한 곳이 있거든요. 오전 9시, 햇빛이 블라인드 너머로 슬며시 들어왔다 사라지는 시간, 스밀라는 가만히 그 빛을 받고 있습니다. 고양이도 일광욕을 즐길 줄 압니다. 특히 비타민D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햇빛 쬐는 게 좋다고 하네요. 어머니와 함께 눈맞춤을 하느라 고개를 쭉 위로 들어보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습니다. 만약 어머니가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서 계셨더라면, 비켜달라고 항의했을지도 모르죠. 아침 햇살을 받으며, 노골노골 몸을 녹입니다. 눈앞의 빛이 서서히 사그러들어 가느다란 빛줄기가 되고, 마침내 실오라기처럼 가늘어질 때까지 스밀라는 눈을 떼지 않습니다. '햇빛과 함께 놀기'란 고양이의 명상법 중 하나인가 봅니.. 2010. 3. 6.
고양이가 불쌍한 자세로 잠들 때 고양이가 보이지 않아서 집 구석구석을 찾다 보면, 대개 어딘가에 몸을 둥글게 말고 웅크린 자세로 자고 있다. 스밀라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화장대 의자 아래, 의자 다리 사이에 버팀목이 H형으로 대어진 자리. 딱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가 몸을 의지할 만한 공간이어서, 스밀라는 종종 여기로 와서 기대거나 턱을 고인다. 지금은 저녁 8시, 사람에겐 아직 활동시간이지만 고양이에게는 취침 시간이므로, 스밀라는 새벽 산책을 위해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고양이는 왜 고개를 한껏 조아리고 자는 것일까. 언뜻 보기엔 불쌍해보이기까지 하는 자세인데. 저러다 허리가 아프지 않을까, 팔은 저리지 않을까 싶다가도, 스밀라가 한없이 편안한 얼굴로 제 꼬리에 얼굴을 파묻고 누운 것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고양이는 제 .. 2010.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