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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헤어볼 스밀라가 거실에서 구역질하는 소리가 두어 번 난다. 서둘러 일어서다 또 허리를 삐끗할까 싶어 천천히 일어나 나가보니 이미 상황 종료. 헤어볼을 토한 것이다. 바닥에 보온용으로 깔아둔 매트가 젖었지만 시원하게 헤어볼을 토해낸 걸 보니 반가웠다. 스밀라는 아픈 동안 그루밍을 잘 하지 않았고 당연히 헤어볼 구경도 어려웠다. 사람도 아프면 몸단장을 할 겨를이 없어지듯이, 고양이도 기력이 없고 몸이 힘들면 그루밍을 대충 하는 모양이다. 아프고 나면, 평소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새삼 고마워진다. 동글동글하고 단단한 변을 생산해내는 것도, 지린내 물씬 풍기는 오줌을 두세 번씩 싸는 것도, 헤어볼을 토해내는 것도, 다 착하고 고맙고 기특하다. 잘했다고 등허리를 토닥토닥 두들겨주니 좋다고 그릉그릉한다. 스밀라도 겨.. 2009. 12. 8.
스밀라 비닐봉지만 있어도 행복한 고양이. 2009. 11. 23.
고양이 신부전증, 4개월간의 투병결과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신부전 때문에 2.4kg까지 살이 빠져서 수척해졌던 스밀라가 예전 몸무게(3.4kg)를 되찾았습니다. 지난 7월 18일 신부전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한 지 4개월만입니다. 140까지 올라갔던 BUN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13이 넘었던 Cre 수치는 여전히 3점대이지만 식욕은 많이 돌아왔어요. 새벽 4시만 되면 스밀라가 화장실 발판을 힘차게 긁는 소리에 잠이 깨지만, 그 소리에 잠을 설치는 게 힘들지 않고 고맙기만 합니다. 신부전 고양이들이 물을 잘 챙겨먹는지, 노폐물을 잘 거른 오줌을 제때 누는지 확인해야만 하는데 화장실 가는 빈도나 오줌의 상태가 스밀라의 건강을 말해주니까요. 고양이가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소변을 많이 보며, 물은 자주 마시는데 식욕이 없다면 신부.. 2009. 11. 21.
책꽂이 위의 스밀라 스밀라는 종종 베란다방 책꽂이로 올라가 나를 근엄하게 내려다본다. 이제 몸무게도 3.3~3.4kg 사이로 회복해서 통통해지고 있다. 힘내라 스밀라~ 2009. 11. 8.
추위 타는 고양이의 은신처 날씨가 싸늘해지니 고양이도 금세 추위를 타네요. 스밀라를 쓰다듬어주는데 바르르~ 하면서 몸을 떨더군요.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가 싶어 난방을 해도 약한 떨림이 멈추지 않더라구요. 병원에 전화를 드렸더니 고양이가 떠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정기검진한지 얼마 안 되니 하루이틀 더 지켜보자 하셔서 불안한 마음으로 스밀라를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BUN은 정상수치이고, Cre도 3점 대여서 지금은 현상유지 수준인데, 혹시 뭐 안 좋아질 만한 일이 있었나 고민도 하고...가만히 누워있는 모습이 어쩐지 기력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스밀라가 신부전 진단을 받은 뒤로는 평소와 조금만 몸 상태가 달라도 조바심을 내게 되는데 만성질환을 앓는 고양이와 함께 살다보니 그렇게 되네요. 그래야 이상징후를 빨리 깨.. 2009. 10. 21.
길고양이 모녀가 내게 준 감동 아기 고양이가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고 젖먹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모든 고양이는 사랑스럽지만 그중에서도 어린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 시간이, 그 때의 모습이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고양이는 무아지경에 빠져 젖을 먹습니다. 뒷다리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 쓴 것일까, 기진맥진한 아기 촐랑이가 엄마 황란이의 등에 가만히 턱을 기댑니다. 엄마에 대한 사랑, 신뢰, 의존...여러 가지 감정을 담은 몸짓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고양이의 말을 알 수 없어도, 고양이의 몸짓을 보며 그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가장 소중한 감정은 말이 아닌 '몸짓'으.. 2009.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