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보트처럼 밀레니엄 고양이가 유독 좋아하는 저 자리. 보통 한두 마리가 올라앉아 있기 일쑤였는데, 이날은 비좁지도 않은지 네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정원을 초과한 난민 보트처럼 자리가 꽉 찼다. 항상 가까이서 고양이를 찍거나, 아니면 고양이 중심으로 사진을 트리밍했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나무들의 키가 훌쩍 크다. 다만 밀레니엄 타워가 워낙 높은 까닭에, 나무 높이가 실감나지 않을 뿐이다. 가까이 가면 동그란 부분에서 뜨끈한 바람이 연신 흘러나온다. 어쩌면 밀레니엄 고양이들은 저 뜨끈함 때문에 저 자리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딴청을 부리던 녀석들이 사진찍던 나를 발견. 눈빛 공격을 던져온다. 그 와중에도 카오스 무늬 고양이는 하늘바라기에 여념이 없다. 2007. 5. 25. 장식장 놀이 2007. 5. 22. 같은 곳을 바라보기 집에 있던 장식장 맨 아래 칸에 수석을 하나 놓아두었는데, 잡동사니가 쌓인 장식장 앞을 치운 뒤에 스밀라가 슬그머니 올라가 앉아있습니다. 어머니는 스밀라 앞모습도 귀엽지만, 볼이 볼록 부풀어오른 옆모습이 더 귀엽다며 이 사진을 고르셨네요. 수석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시선이 재미있습니다. 2007. 5. 21. 스밀라 이야기 장마가 징글징글하게 계속되던 작년 7월 중순께, 조그만 회색 고양이가 우리 집으로 왔다. 친구네 집 근처에서 방황하다 구조된 고양이였다. 고양이를 구조한 친구는 틈틈이 밥을 주며 닷새 동안 고양이를 지켜보기만 했다고 한다. 혹시 고양이를 찾으러 온 사람이 나타날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찾는 사람은커녕 전단지도 나붙지 않았단다. 결국 친구가 임시로 구조해 돌보던 고양이는, 한번의 입양과 파양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내게로 왔다. 아직은 도저히 고양이를 키울 형편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엄두도 못 냈던 고양이와의 생활을 떠밀리듯 얼떨결에 시작한 셈이다. 그 녀석이 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 스밀라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말도 없고 소심하고 늘 불안해 보이던 녀석은, 이제 큰 소리로 앵앵 울며 의사 표현을 할 줄.. 2007. 5. 19. 같기도 스밀라는 문지방 앞에 몸을 길게 누이고, 가끔 꼬리를 땅바닥에 탁탁 치며 음악을 듣는다. 정말로 음악을 듣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 이 집에서 뭔가 소리가 나는 곳은 라디오 근처밖에 없는데다가, 꼼짝 않고 앉아 그 근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으니 그렇게 상상할 뿐이다. 문지방은 밟지 않는 거야. 사람으로 따지면 집 주인의 목을 밟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렇게 생각하다가, ‘아무렴 어떠냐’ 하고 내버려둔다. 스밀라는 문지방 위에 앉고 싶은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문을 닫지 못하게 그 자리를 선점하고 싶은 것이다. 안 같기도 하고, 밖 같기도 한 그곳에. 2007. 5. 17. 짝짓기의 계절 밀레니엄 타워를 지나다가 고양이 울음 소리가 나기에 가 보았더니 젖소 무늬 아깽이와 고등어 무늬 고양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그런데 싸울 때 나는 특유의 앙칼진 목소리는 아니고, 어딘지 애달픈 목소리. 발정기 때의 목소리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보니 고등어 고양이가 젖소 아깽이의 목덜미를 물고 올라탄 걸로 봐서, 아마 짝짓기를 시도하던 중이었던 것 같다. 날이 따뜻해지는 5월은 길고양이들이 짝짓기를 하기에 좋은 계절이긴 한데, 젖소 아깽이는 아직 어린데 말이다. 어쩌면 두어 달 뒤에 엄마 고양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2007. 5. 17.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