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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바닷가에서 먹이 구하는 고양이

by 야옹서가 2009. 9. 15.
동도에 사는 고양이가 바닷가에서 먹이를 기다립니다.

서서히 다가가는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해변에 밀려온 하얀 무언가가 보입니다.

아마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해파리일까요, 생선일까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혹시 비닐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잠시 앉아 주변을 둘러보던 고양이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하얀 물체 앞으로 가까이 갑니다.

고양이는 마침내 먹잇감을 물고 일어나 민가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비늘이 다 벗겨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기는 하지만, 너덜거리는 지느러미의 흔적을 봐서는 생선 종류가 틀림없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오늘은 물론이고 내일까지도 배를 곯지 않아도 됩니다.


고양이의 덩치에는 생선이 조금 컸는지, 물고 가는 모습에 힘이 부칩니다. 그러나
이걸 갖다가 두고두고 먹을 생각을 하면 없던 힘도 솟아나겠죠?

 
물고 가던 생선을 그만 떨어뜨린 고양이는, 입을 한껏 벌려 떨어뜨린 생선을 고쳐 뭅니다.
고양이의 검은 털옷 속에서 황금빛 눈동자만 반짝 빛납니다. 


살을 덮은 비늘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걸로 보아, 생선은 죽은 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동도 외에 서도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해변으로 떠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기 멀리 물에 떠 있는 하얀 것도 생선입니다.


처음엔 근처 횟집에서 버린 것일까 생각했는데, 내장이며 살점이 붙어있는 걸로 봐서는 바다동물 중에
누군가가
뜯어먹다 놓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직 아가미가 들썩들썩하기는 해도, 배를 하늘로 뒤집은 걸로 봐서는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4월 서도와 동도에서 만난 고양이의 생활 환경을 사진으로 기록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생선을 탐하는 녀석도 발견되었지만, 대부분
민가 주변에 머물며 쓰레기장에 버려진 음식물을 먹거나 

바닷가에 떠내려온 물고기를 주워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섬에 서식하는 고양이들이

먹이를 구하는 경로가 어느 한 방법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런 고양이의 생태를 참고로 해서

상품으로 판매하는 생선이 아닌 다른 곳으로 고양이가 눈을 돌릴 수 있게 해준다면, 어민들의 불편함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머지 자료도 정리되는대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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