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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오뚜기 같은 뒤태의 길고양이

by 야옹서가 2010. 4. 15.
동글동글한 고양이의 뒤태는 언제나 사랑스럽습니다. 쓰다듬을 불러오는 뒷모습인데요. 

오뚜기처럼 동그란 몸으로 고개만 살짝 돌려 저를 돌아보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올해 1월경 처음 만났던 아기 고양이가 3개월간 이만큼 자라, 이제 청소년 고양이가 다 되었습니다.


고양이들도 눈의 표정이 저마다 달라, 이 얼룩무늬 고양이는 유독 슬픈 눈을 하고 있습니다.

한쪽 눈썹이 쳐져 있어서 더욱 그런 듯합니다. 길고양이가 이렇게 촉촉히 젖은 눈으로 저를 바라볼 때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뭐라도 하나 더 주고 싶고... 고양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저에게도 

유독 마음 가는 고양이가 있거든요.


금방이라도 입을 열어 사람의 말을 건넬 것 같지만, 보일락말락 벌린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희미한 '에웅에웅' 소리뿐입니다.



그림자처럼 앉아있으니 고양이도 경계심을 풀었는지, 긴장해서 둥글린 자세를 풀고 나뭇가지에 얼굴을 비빕니다.

어린 고양이가 힘든 겨울을 무사히 견뎌냈듯이, 남은 삶에서 온갖 고난이 덤빌 때마다 잠시 힘들어 쓰러졌다가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날 것임을 믿습니다.  그럴 수 있기를 소리없이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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