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를 꼭 닮은 고양이 가면

날씨도 좋고 해서 오래간만에 어머니 모시고 마실 나갔다가, 가족의 달 관련 행사를 하는 곳에

잠깐 들렀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예상하고 찾아갔건만 시끄러운 음악을 틀면서 행사를 하길래

20분도 못 참고 돌아나가려는데, 어린이 체험행사 한구석의 고양이 가면이 눈에 들어왔다.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여우 가면으로 보일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어쨌든, 양 볼의 삐져나온 털이랑

스밀라 얼굴형과 똑같아서, 그리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나도 모르게 질러버렸다.

사진에는 없지만, 가면 안에 '얼' '쑤'라는 두 글자가 음각된 것을 보면 '얼쑤'는 이 가면 꾸미기

제품의 브랜드 이름인 듯. 그렇잖아도 공예 사이트에서 고양이 가면을 하나쯤 사보고 싶었는데

내심 잘 됐다 싶었다.

                                                                                             닮았다는_증거.jpg

 

옆에 앉은 어린이는 이마에 '왕'자를 붙이는 걸로 보아, 아마 고양이 가면을 호랑이로 꾸미려는 듯하다.

 심혈을 기울여 부네탈을 만들고 있는 아이도 있었고.

이미 완성된 견본 가면에는 어른이 만든 것과 아이들 솜씨가 섞여 있었다. 스밀라 얼굴 모양으로 만들려면

저 현란한 총천연색은 포기해야겠지만, 꼭 실물과 닮은 모습으로 만들 필요는 없으니 내 마음대로 만들어보려고

일단 들고 나왔다. 아이들 사이에 끼어서 혼자 만들긴 뻘쭘하고, 어머니도 기다리고 계셨던지라. 그러나

나이를 먹어도 뭔가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과 관련된 거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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