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등 밉다고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나도 너처럼 희고 매끈한 손을 가진 적이 있었단다."


"엄마 손등은 고된 일에 다 헐어도, 찹쌀떡 같은 네 손등은 곱게 지켜주고 싶었단다.

엄마가 어려서 지금 너희만 했을 때, 엄마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제 어머니는 쭉 주부로만 지내다가, 50대에 뒤늦은 직장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안해 본 일을 전전하는 동안

손마디는 굵어지고 손등도 거칠어져 예전에 끼던 반지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가 되었죠. 직장생활 중에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일을 그만두셨는데, 물리치료를 잘못 받아 손가락 하나가 구부러진 상태로 아무는 바람에

더더욱 손 드러내는 걸 꺼려하시게 되었습니다. 사정 모르는 사람 눈에야 어머니의 그 손이 미워보일지 모르지만,

저는 그 손에 담긴 사연을 알기에, 어머니의 손등을 볼 때면 애틋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마디 지고 굽어 딱딱해진 어머니의 손을, 밉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자식 걱정에 안해 본 일도 스스럼없이 하게 되는 엄마의 삶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여서,

난생 처음 엄마 노릇을 해본 엄마 고양이의 손등에도 고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아래 위 사진의 두 고양이가 같은 고양이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비록 두 사진에는 1년의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요.
 

아래 사진은 청소년 시절에 찍은 것이고, 위 사진은 엄마가 되어 새끼 세 마리를 기르던 무렵 찍은 것입니다.

1년 사이에 엄마 고양이의 손등은 털이 듬성듬성 빠져 볼품이 없어지고, 두 팔도 새끼 때보다 오히려 가늘어진 듯

보일 정도였습니다. 처음 해보는 엄마 노릇, 그것도 길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혼자 힘으로

버텨내기엔 버거웠을 것입니다.  1년 전 새끼 때의 뽀얗던 모습을 기억하기에, 그런 엄마 고양이의 모습에

더욱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엄마 고양이는 새끼를 먹이고 안전하게 키워내느라 흘린 땀 한 방울마다, 털 한 올씩 빠져나간 것은 아닐까.

까맣던 내 어머니의 머리에 어느새 거미줄처럼 투명한 흰머리가 한 올 두 올씩 생겨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기 몸이 축나도, 자식만 건강하게 자라준다면 더 바랄 것 없는 엄마 마음.

거칠고 앙상한 엄마 고양이의 손등이 그 마음을 묵묵히 보여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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