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두 마리가 햇빛 아래 몸을 옹송그리고 잠을 청합니다.

은신처에 숨어 편히 누워서 자면 될 텐데, 마침 따끈하게 데워진

돌방석 위를 떠나기가 싫었던 모양입니다. 

엉덩이는 엉거주춤 붙이고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어디에든

머리를 좀 기댔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웅...졸리긴 한데... 그냥 자긴 불안하고...."

"나한테 기대면 되잖아. 얼른 코 자"

"정말? 그럼 너만 믿고 잔다."


"..."

말은 그렇게 해 놓고 둘 다 곤히 잠들어 버렸습니다. 서로 기대니 편안했나 봅니다.


누군가와 약속을 잡았을 때 오래 앉아 얘기할 일이 생기면, 등받이 의자가 있는 곳인지 아닌지부터 먼저

살피게 됩니다. 척추디스크 진단을 받은 뒤로, 등을 기대지 않고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뻑뻑해지는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허리를 통통 두드리는데, 그러면 상대방에게도 괜한 걱정을 끼치게 되니까요. 


그런데 의자를 고를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지하철 승강장 한가운데나, 공원 벤치처럼 등받이 없는 의자만

있는 곳입니다. 그럴 때는 다리가 아파도 그냥 서서 기다리게 됩니다. 어쩌다 차가 연착되는 날이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탈 엄두가 나지 않거나, 내가 내려야할 역까지 가지 않는 운행구간 짧은 전철만

연달아 들어올 때면 그 차를 그냥 보내고 다시 10~20분 기다려야 하기에 그 시간도 고역입니다.
  

하루는 어머니와 함께 서울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 역시 등받이 없는 의자밖에 없더군요. 어머니는

그냥 서 있는 게 낫겠다 싶어 서성이는 저를 불러다 앉히고 '등받이를 만들어주마'고 하셨습니다.

"서울역엔 등받이 있는 의자 없어요" 하고 말씀드리니, 어머니가 등을 돌리고 앉으면서 

"인간 등받이다" 하시는 겁니다. 어머니가 내민 등에 제 등을 기대 보았습니다. 편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등을 맞대면 서로에게 등받이가 되어줄 수 있구나, 그때 알았습니다. 
 
고양이들이 서로 등을 기대기 좋아하는 건, 그런 몸의 유대감을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모르는 사람과 등을 맞댈 수야 없겠지만, 살면서 마음 편하게 서로 등을 기댈 수 있는 그런 인연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내가 먼저 등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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